바이오 생태계 조성 31개 연구원 창업기업 설립…지난해 매출 4천600억원

내년이면 출범 50주년을 맞는 대덕특구는 현재 30여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295개 연구소기업, 1천여개 벤처·중견기업, 다수 대학이 포진해 매년 수만개의 미래형 연구 결과물을 쏟아내는 국내 최대 원천기술 공급지로 성장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대덕특구 내 연구기관 가운데 핵심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10곳을 선정해 역사와 연구 성과, 중점 연구 분야 등을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한 곳씩 10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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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원장은 24일 "바이오 기술이 건강한 삶, 풍요롭고 안전한 먹거리,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인류 복지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바이오경제 시대가 막을 올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인류는 끊임없는 호기심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려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인간은 주어진 것이라 믿었던 생로병사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제는 인간의 질병 치유, 수명 연장, 식량 대량생산 등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인류에게는 지금까지 알아낸 것보다 앞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더 많다"며 "사스·메르스·코로나19 같은 신·변종 감염병이 발생하는 등 새로운 현실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이 언급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연구해 답을 찾는 이들이 바로 국내 대표 바이오 분야 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생명연 소속 연구원들이다.
1985년 개원한 생명연은 바이오 분야 기초연구부터 보건의료, 식량 증산, 바이오 신소재, 신에너지 개발에 이르기까지 첨단 생명공학 연구성과를 통해 37년간 국가 바이오 분야 경제 발전을 견인했다.

백신·치료제 효능평가를 신속하게 지원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개발에 기여하는 등 국내 백신·치료제 개발의 실질적인 허브 임무를 수행했다.
주목할 생명 분야 연구 성과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에 사용 가능한 초소형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유전자가위 대표격인 'CRISPR-Cas9'보다 획기적으로 작고 다양한 유전질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유전자가위(CRISPR-Cas12f1) 기술을 지난해 개발했다.
올해 여름에는 DNA를 절단하지 않고도 교정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면서 향후 유전자 치료 혁명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부작용 없는 난치성 암 치료의 길도 열어가고 있다.
조혈 줄기세포로부터 활성이 뛰어난 자연살해(NK) 세포를 대량 증식하는 기술과 이를 이용한 백혈병·폐암 등 난치성 암 치료기술을 개발해 1천545억원을 받고 이전했다.
바이오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바이오니아·제노포커스·파멥신·와이바이로직스 등 31개 연구원 창업기업을 설립했고, 2000년부터 자체 운영 중인 바이오벤처센터에서는 지금까지 78개 기업을 지원해 이 중 15곳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되는 등 성과를 올렸다.
이들 기업이 거둬들인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4천600억원에 이르고, 고용 창출 효과는 1천400여명에 달한다.
최근 바이오 분야 기술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특히 합성생물학의 발전은 인간이 직접 DNA를 고치거나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합성생물학 기술은 나사·볼트처럼 여러 표준화한 바이오 부품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유용한 새로운 세포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 분야다.
생명연은 10여년 전부터 합성생물학 분야 전문 연구조직을 운영하며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올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융합연구단 사업을 유치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려고 고군분투 중이다.
기존 바이오가 가지던 한계를 데이터를 활용해 극복하고, 정밀 의료 세상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바이오 디지털 대전환이라고 한다.
생명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R&D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수집·관리해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빅데이터에 기반해 질환 발생을 전주기적으로 대응하는 디지털바이오 혁신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생명연은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고 국민 생활문제 해결사, 바이오산업 상생 협력 파트너로 기능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