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으로는 조국 작곡가의 음악을 알리는 제 역할에 대해서도 실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키릴 카라비츠가 41년 전통의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다.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다음 달 5일과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4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내한을 앞두고 최근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고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대해 "정치에 관한 발언은 조심스럽지만, 전쟁은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비극적인 상황이지만 동시에 우크라이나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여러 방법을 통해 우크라이나 작곡가들의 음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한국 관객들에게도 작곡가 보리스 리야토신스키의 교향곡과 같은 우크라이나의 음악을 소개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유럽연합(EU) 유스 오케스트라 출신 단원들이 1981년 창단한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이 모인 악단이다.
유럽의 전통을 추구하는 오케스트라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슈베르트, 베토벤, 멘델스존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카라비츠는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창단 이래 고전 레퍼토리 연주의 기준점이 되어왔다"며 "현재의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의 연주 방식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는 처음 지휘하지만, 단원들은 개인적으로 많이 알고 있다"며 "이들과 함께하는 연주가 굉장히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라비츠와 김선욱은 2009년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을 통해 처음 만난 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함께 무대에 오르며 각별한 인연을 유지해왔다.
그는 "2009년 처음 함께 무대를 했을 때 김선욱의 연주와 음악성에 압도됐다"며 "이후에는 가까운 친구가 되어 정기적으로 함께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라비츠와 유럽 챔버 오케스트라, 김선욱은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4번, 슈베르트 '이탈리아풍의 서곡', 멘델스존 '교향곡 4번' 등을 연주한다.
카라비츠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두 곡을 중심으로 짠 이번 프로그램은 19세기 음악에 대한 베토벤의 영향력과 그의 음악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선욱과의 인연을 만들어 준 2009년 내한 이후 꾸준히 한국을 찾아온 카라비츠는 "한국 관객은 세상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열광적인 관객"이라며 "한국에서의 공연은 언제나 기쁨으로 다가온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