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안 용역 결과 "일부 노선 통폐합·운행 횟수 줄여야"

제주도 버스 노선 개편 작업이 버스업체의 반발로 차질을 빚고 있다.

제주도는 2017년 도입된 버스 준공영제 개선을 위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초안)을 일시 중지해 개편안 시행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도는 당초 초안에 대해 도민 의견을 듣고 15일까지 모든 용역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전면 시행할 계획이었다.

도는 통합·폐합 등으로 노선이 조정되는 지역에 대해 마을 단위까지 세부적인 의견을 파악하고, 동시에 대체 통행수단 및 인센티브 제공 등 추가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다.

또 교통카드 통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동안 버스 이용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합리적인 대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통합이나 폐합되는 노선에 대한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한 별도 작업이 필요해 용역을 일시 중단하고 용역 완료 시점을 늦추기로 했다"며 "용역이 마무리되는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노선 조정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는 도민을 대상으로 한 공청회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가 입장을 바꿔 충분한 의견수렴을 위해
13일까지 공청회를 두차례 더 늘려 모두 8차례 진행키로 했다.

이같이 용역 기간이 연장되고 노선 감축 시행 시기 또한 늦춰진 것은 노선 통합·폐합에 대해 도내 버스업체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준공영 및 공영제의 총노선 수는 219개, 운행 횟수는 1일 6천926회, 투입된 버스는 794대(추자도·우도 마을버스 제외)이다.

보고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간선·지선 노선 중복도 70% 이상, 대체 노선 10개 이상, 환승 통행량 10% 이상 노선을 통폐합하거나 운행 횟수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동부권의 번영로와 서부권의 평화로 등의 노선에 이용자가 집중되고 노선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귀포시 지선과 읍면 지선, 관광순환버스, 심야버스 등에는 1회 평균 이용객이 1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스 1대당 인구수는 81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고, 경로우대 등 무임승차 비율도 28.2%에 달했다.

특히 제주지역은 연료비와 버스회사 임원들의 인건비, 차량보험료가 서울 등에 비해 많은 편이며, 버스 보유대수당 재정지원금도 1억1천5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