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에 나서는 군대와 같은 집단의 움직임 속에서 홀로 적응하지 못한 개인 '호동'은 고뇌하고 괴로워한다.
'삼국사기'에 나오는 고구려의 호동 왕자 설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용극 '호동'이 오는 19∼27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이 창단 60주년을 맞이해 제작한 신작으로, 국립무용단의 초대 단장 고(故) 송범이 1974년 선보인 무용극 '왕자 호동'을 오마주하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지나 연출가는 11일 오전 국립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전쟁을 추구하는 사회 속에서 평화를 추구한 '호동'의 내면이 피폐해지는 과정을 통해 사회의 통제와 개인의 의지가 부딪히는 현대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호동 설화'는 적국인 고구려의 왕자인 호동과 사랑에 빠져 고국을 배신하고 자신의 나라를 지켜주는 북 자명고를 찢은 낙랑 공주의 이야기다.
무용극 '호동'은 두 인물 간의 사랑보다는 전쟁이라는 운명과 사회에 대립하는 한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다.
이 연출은 "44명의 무용수가 단체로 움직일 때 거기 섞이지 못한 호동의 움직임이 주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한 개인이 어떤 집단에 섞이지 못하는 경험은 지금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경험이고, 관객은 이러한 자신의 내면을 호동에게 투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출은 '록키호러쇼', '헤드윅', '서편제', '썸씽로튼' 등 다수의 히트 뮤지컬을 만들어낸 국내 1세대 뮤지컬 연출가다.
평소 연출작들에서도 배우들의 움직임과 춤에 중점을 둔 연출을 보여줬던 이 연출은 '호동'을 통해 처음으로 무용극 연출에 도전한다.
이 연출은 무용을 통해서는 주제 의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이야기는 배우의 내레이션과 자막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는 "한국무용은 움직임이 추상적인 현대무용과 비슷해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며 "동작으로는 상징적인 메시지를 드러내고 대사와 자막, 음악이 합쳐져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음악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에도 참여한 이셋(김성수) 음악감독이 담당했다.
이셋 감독은 꽹과리, 북과 같은 국악기의 소리에 사이렌을 연상시키는 사운드와 전자음을 더해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다.
이셋 감독은 "기존의 화성이나 박자 구조에 맞지 않는 전자 악기나 병, 탁자를 두드리는 소리 등을 통해 힘 있는 국가의 논리와 대비되는 개인의 내면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무용극은무용가 송범이 1973년 '별의 전설'을 시작으로 '왕자 호동', '도미부인' 등을 선보이며 정립한 장르다.
손인영 국립무용단장은 "한국무용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무용극은 우리나라만이 가진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라며 "최근에는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 무용극이라는 장르를 이 시대에 맞게 만들어 전통을 현대화시키는 것이 국립단체로서 국립무용단이 해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SSG닷컴은 서울 강남 3구에 거주하는 새벽 배송 이용 고객 10명 중 4명이 고액 구매 고객이라고 4일 밝혔다.SSG닷컴이 지난 한 달간 새벽 배송 주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강남·서초·송파구에 거주하는 새벽 배송 이용객 중 직전 3개월간 SSG닷컴에서 최소 75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 비중이 40%에 달했다.해당 고객의 월평균 새벽 배송 주문액은 17만원으로 전체 새벽 배송 주문 평균액의 2배였다. 강남 3구 평균보다도 약 50% 높은 수치다.SSG닷컴에 따르면 강남 3구 VIP 고객이 새벽 배송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신선식품 경쟁력이다. 상품 선도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조건 없이 환불해주는 신선보장제도가 고객의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식품 카테고리 매출 상위 200개 중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주요 판매 품목으로는 설향 딸기, 친환경 버섯, 무항생제 국산 돼지고기, 한우, 호주산 와규 등이 꼽혔다.SSG닷컴 관계자는 “강남권에서 VIP 고객 비중이 큰 이유는 고객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는 상품 경쟁력과 편리한 배송 서비스 덕분”이라며 “CJ대한통운과 함께 새벽 배송이 더 많은 지역에서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데뷔 66주년을 맞은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전통가요 헌정 공연을 개최한다.이미자는 오는 4월 26,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이하 '맥을 이음')을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이미자가 전통가요에 대한 존경과 애정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무대로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줄 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66년 가수 인생을 함께해온 이미자의 명곡들을 생생한 라이브로 다시 만나고, 세대를 아우르는 그의 명곡을 통해 대중들과 울고 웃었던 지난 66년의 세월을 되돌아본다.후배 가수들과의 특별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펼쳐진다. 이미자의 대표곡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의 협업 무대를 비롯해 전통가요 듀엣 무대와 세대별 감성 무대는 이번 헌정 공연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안성재 셰프의 '모수 서울'이 재오픈한다.4일 업계에 따르면 모수 서울 예약 정보가 온라인 예약플랫폼에 올라왔다. 2023년 미쉐린가이드 3스타를 받은 '모수 서울'은 지난해 초 재정비를 위해 영업을 중단했다.예약플랫폼 '캐치테이블'에서 '모수 서울'은 오는 22일부터 예약 날짜가 열려 있지만 현재 예약은 비활성화 상태다.눈길을 끈 것은 가격이다. 점심에는 영업하지 않으며 저녁 코스(Dinner Tasting Course) 오마카세는 1인 42만원이다. 테이블당 주류 반입비(주류를 반입할 때 받는 돈)는 20만원이며 최대 와인 1병만 가능하다.안 셰프는 지난달 2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수 서울'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그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시작하는 저희와 함께할 모든 포지션을 찾고 있다"며 이메일을 통해 이력서를 보내달라는 글을 게재했다.안 셰프는 2015년 미국에서 '모수 샌프란시스코'를 오픈한 뒤 8개월 만에 미쉐린가이드 1스타를 받았다. 2017년에는 CJ제일제당의 투자를 받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새롭게 '모수 서울'을 열었다. 이후 미쉐린 1스타와 2스타를 차례대로 따낸 후 한국에서 유일하게 3스타를 받으면서 F&B 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초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CJ제일제당과의 파트너십을 종료, 휴업에 들어갔다.안 셰프는 지난달 5일 자신의 이름을 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며 "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고 한다. 기대해 달라"고 했다. 이어진 영상에서는 '모수 서울'의 공사 현장도 공개했다. 그는 "조용하고 외진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