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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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취업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코로나19 안정세와 함께 일상방역으로 돌아갈 준비를 진행하는 가운데 은행들도 채용 문을 활짝 넓힌 모습이다. 주요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만 1000명이 넘는 신입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려온 취업준비생(취준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전망이다.

은행은 높은 연봉에 복지 혜택도 많아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지만, 그만큼 경쟁률도 높아 취업성공까진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고 불린다. 한경닷컴은 은행 취준생들을 위해 5대 은행 채용담당자로부터 서류부터 면접 준비과정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조언을 구했다.

"은행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세요"

20일 <한경닷컴>이 5대 은행(KB국민·우리·신한·KEB하나·NH농협은행) 채용담당자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올해 하반기 채용 키워드는 '디지털 인재'다. 비대면 금융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정보기술(IT) 부서 뿐 아니라 영업 현장에서도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핀테크 기업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금융 IT직원들 모시기에 적극 나서면서 디지털 인재 확보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은행권 가운데 가장 먼저 채용을 시작한 신한은행은 22일 오후 6시까지 지원서를 접수 받고 SLT(필기시험), AI역량검사, 1·2차 면접을 진행한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다. 단순히 지식을 검증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기술과 관련된 기본적인 이해와 소양을 바탕으로 금융업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킬 수 있다면 신한은행이 원하는 디지털 인재에 부합한다는 생각이다.

서류접수를 진행 중인 하나은행은 올해 채용 인원을 예년보다 두 배로 늘렸다. 하나은행이 원하는 인재상은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과 글로벌 마인드로 금융의 차별화를 이루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한 인재'다. 하나은행 채용담당자는 "다양한 사회활동을 통해 입사지원시 본인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활용하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달 중 신입행원 공채 일정을 공개할 예정인 KB국민은행은 서류 전형부터 지원자격 제한을 없앤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한다. 국민은행 채용 담당자는 "고객과 조직의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영업 역량 및 디지털 역량과 관련된 활동이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인 우리은행은 디지털 트렌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부여해 디지털화된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상반기에만 450명을 채용했던 NH농협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예년 수준으로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채용 계획이 발표될 전망이다.

농협은행 채용담당자는 "함께 40년을 같이 근무하고 싶은 사람을 뽑고 싶다"며 "초혁신 디지털뱅크로의 농협은행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을 채용시 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농협은행은 필기전형에 디지털 관련 상식을 포함한 직무상식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 채용담당자는 "은행 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이 화두인 만큼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한 디지털·IT에 관한 이슈와 용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요한 건 '진실성'…자소서에 솔직한 경험 담아야

은행 채용 담당자들은 서류 준비부터 면접을 통과하기까지 '진실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서류 제출부터 최종 면접까지 전 과정을 관통하는 건 '자기소개서'라며, 남이 아닌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솔직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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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채용 담당자는 "자기소개서에 본인의 경험을 진솔하게 담아내고 본인의 어떤 역량이 신한은행에 필요한지 효과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장과정을 차분히 돌아보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좋은 자기소개서가 나올 수 있다"며 "입행을 위해 그동안 어떤 역량을 키워왔는지, 입행 후에 신한은행과 함께 어떻게 성장해 나가고 싶은지를 본인의 경험과 연결 지어 진솔하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채용 담당자도 "자기소개서에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꾸밈없이 작성하는 점을 보고 있다"며 "은행의 인재상과 핵심가치를 잘 이해하고 본인만의 스토리를 잘 구성한다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인재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사람임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은행은 PT, 실무, 세일즈, 토론, 경험면접 등을 진행하는 1차 면접과 2차 임원 면접을 시행한다. 국민은행은 1차 면접에선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기반으로, 2차 에선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지원자의 인성, 조직적합도, 직무전문성등 종합 역량을 검증할 계획이다.

농협은행 채용담당자는 면접을 진행하는 데 있어 지원자의 태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면접자들이 평소 준비하지 않은 부분에서 문제가 나왔을 때 당황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채용담당자도 지원자의 열정, 철저한 준비성 만큼이나 기본 소양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 인재인지, 품성이 바른지, 은행 업무에 적합한 인재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