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오케스트라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5년 만에 내한 공연
75세 바이올린 거장 기돈 크레머 "끊임없이 새로움 찾고 있어"
"젊은 시절부터 나는 죽은 작곡가들의 음악만 연주하는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유명한 것과 알려지지 않은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언제나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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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갇히지 않은 새로운 음악을 선보여 온 75세의 바이올린 거장 기돈 크레머가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함께 내한 공연을 연다.

9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3일 천안 예술의전당에서 5년 만에 내한 공연을 여는 기돈 크레머는 25일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관객이 짧은 기간에 계속 성장하고 젊은이들이 클래식 음악에 열광하는 모습에 올 때마다 놀라게 되는 나라"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돈 크레머는 1975년 데뷔 이후 50여 년 동안 늘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여왔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를 모티브로 현대 작곡가 5명이 새로 작곡한 곡을 선보인다.

'또 하나의 겨울나그네'라는 이름으로 선보이는 이번 기획은 크레머가 직접 작곡가 5명에게 작곡을 의뢰해 탄생한 작품이다.

크레머는 "여러 양식과 악보, 그리고 시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었다"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들 중 한 명인 슈베르트의 작품을 가지고 여러 작곡가와 편곡가들이 저와 크레메라타 발티카에 잘 어울리도록 자유롭게 작업한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외에도 아르보 패르트, 야캅스 얀체브스키스, 아르투르스 마스카츠 등 한국 관객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한다.

크레머는 이 곡들이 생소할 순 있어도 "절대 어렵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 곡들은 현대 음악의 보석들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관객들은 그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음악이 영혼을 채우도록 두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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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바이올린 거장 기돈 크레머 "끊임없이 새로움 찾고 있어"
이번에 기돈 크레머와 함께 내한하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크레머가 고국 라트비아를 포함한 발트 3국 출신의 음악가들로 직접 구성한 오케스트라다.

혁신적인 프로그램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주 스타일을 추구하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25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오케스트라'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다.

크레머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이제 내게는 가족과 같은 존재"라며 "제가 항상 지키려고 노력하는 호기심, 유연함, 발견의 기쁨을 같이 공유하는 존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반세기가 넘는 연주 활동에도 지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온 크레머는 "새로움을 발견하는 능력이 예술가로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바흐, 슈베르트, 슈만처럼 내가 좋아하는 고전 음악 외에도 가까운 과거의 작곡가들을 발견하고, 동시대 작곡가들에겐 새로운 곡을 요청하기도 하죠. 연주 레퍼토리를 확장하기 위해 나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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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 바이올린 거장 기돈 크레머 "끊임없이 새로움 찾고 있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