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소재 성장소설 '스피드' 대상…권제훈·한요나, 우수상 수상
"장편 하나 써놓고 일곱 번 떨어졌죠. 7전 8기인데, 저한테는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대박을 터트리고 잊히는 존재가 아니라 링 위에 오래 서 있는, 오래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
넥서스 출판사가 주최한 제2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상금 3천만 원)을 받은 권석(53) PD는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상식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수상 소감을 밝혔다.

행사는 경기 파주 넥서스 본사에서 진행됐다.

1993년 예능PD로 MBC에 입사해 예능1국장과 예능본부장, 미디어사업국장 등을 거친 그는 현재 MBC아메리카 대표로 재직 중이다.

권 PD는 수영을 소재로 한 성장 소설 '스피드'로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일곱 번이나 되는 쓰라린 패배의 경험이 담긴 작품이기도 한데, 투고에서 탈락할 때마다 수정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고 한다.

유성호 한양대 교수 등 심사위원단은 "최근 가라앉은 우리 사회에 맞춤한 위안과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됐다"며 "잘 읽히는 문장의 흡인력과 함께 비교적 전문적인 소재를 다루고 이끌어가는 역량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세련되게 다루는 능력이 한껏 미더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권 PD는 "국제 전화가 두 통 와 있어서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다.

전화했더니 편집장이 당선 소식을 전해줬다"며 "밤잠을 잘 수가 없었고, 발이 지면에서 30㎝ 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작가가 돼야 하고, 어떤 작품을 써야 하나 걱정이 된다"면서도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시간은 충분히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타임머신을 써서 옛날로 되돌아간다면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걱정하지 마'란 이야기를 (어릴 적 나에게) 해주고 싶다"며 "그 순간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 청소년 소설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재 선정 이유에 관해서는 "겨울에 동네 스포츠센터의 스포츠 교실을 다녔는데 물 색깔, 소독약 냄새, 몸을 스치는 물의 느낌, 바닥 타일 등 수영장의 이미지가 좋았다"며 "몸으로만 하는 수영은 굉장히 정직한 운동인데 그 이미지가 좋아서 소설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추천 우수상(상금 500만 원)에는 권제훈의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바른 자세'와 한요나의 '오보는 사과하지 않는다'가 뽑혔다.

지난 1월부터 석 달간 진행된 경장편 작가상 공모에는 장르 구분 없이 300여 편이 응모했다.

예심을 거쳐 아홉 작품이 본심에 올랐다.

현실을 재현하고 모순을 폭로하고자 한 작품, 환상의 힘을 빌려 새로운 세계를 상상한 작품, 과거를 올곧이 바라본 작품 등이 포함됐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