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스존·코른골트…'세기의 두 천재' 조명한 클래식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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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arte필하모닉 등 5개 악단…내달 '클래식 레볼루션'
작년 브람스·피아졸라 공연 이어
모차르트와 같은 '음악신동'
멘델스존·코른골트 집중 탐구
다음달 12~21일 롯데콘서트홀
한경arte필, 올해 처음 참가
차웅 지휘 '로빈 후드의 모음곡'
코른골트 대표 영화음악 선보여
작년 브람스·피아졸라 공연 이어
모차르트와 같은 '음악신동'
멘델스존·코른골트 집중 탐구
다음달 12~21일 롯데콘서트홀
한경arte필, 올해 처음 참가
차웅 지휘 '로빈 후드의 모음곡'
코른골트 대표 영화음악 선보여
서양음악사에는 신동으로 불리거나 ‘조숙한 천재’로 기억되는 음악가들이 있다. 18세기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19세기의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이 대표적이다. 20세기 들어선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1897~1957)가 그랬다. 두 선배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어릴 적 재능만 놓고 보면 오히려 더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코른골트는 멘델스존이 태어난 지 88년 뒤에 세상에 나왔다. 두 사람은 다시 88년 간격으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으로 엮였다. 멘델스존은 1846년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의뢰를 받아 12곡으로 구성된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을 만든 뒤 이듬해 초연했다. 코른골트는 1934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의 의뢰로 영화 ‘한여름 밤의 꿈’의 음악을 작곡했다. 이듬해 개봉한 이 영화에 코른골트는 멘델스존의 다양한 음악을 폭넓게 차용한 관현악곡을 입혀 큰 성공을 거뒀다.
올해 3회째를 맞은 ‘클래식 레볼루션’은 2020년 베토벤, 지난해 브람스와 피아졸라 등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집중 조명해 왔다. 첫해부터 축제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을 맡아온 예술감독 크리스토프 포펜(독일·66)은 올해 무대 위에 올릴 작곡가로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를 택했다.
포펜은 “10대부터 천재 작곡가로 명성을 날린 두 음악가는 깊고 진지한 음악과 반짝이고 가벼운 오락 사이에서 놀랍도록 다채로운 작품을 썼다”며 “독일-오스트리아 음악의 전통을 존중한 건 두 사람이 비슷하지만, 음악 자체의 색깔은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축제를 통해 두 천재의 음악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친숙한 멘델스존에게서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조금은 낯선 코른골트에게선 미처 알지 못한 개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른골트가 15세에 발표한 신포니에타 B장조는 17일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차웅 지휘로 한국 초연한다. 당대 지휘자와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코른골트의 천재성을 전 유럽에 알린 곡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로빈후드의 모험’ ‘바다 매’ ‘킹스 로우’ 등 코른골트의 대표적 영화음악 모음곡도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코른골트는 1935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고, 약 10년간 할리우드 영화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이름을 날렸다.
지휘자 차웅은 “코른골트는 드라마틱한 선율 전개와 극적이고 섬세한 다이내믹(셈여림) 표현, 견고한 음악적 구조 등을 통해 영화음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이번 연주곡들은 장기간의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두 음악가의 작품을 함께 연주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원주시향은 18일 멘델스존과 코른골트가 각각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바탕으로 작곡한 무대음악인 ‘한여름 밤의 꿈’(멘델스존)과 ‘헛소동’(코른골트)을 들려준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21일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반주로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코른골트의 ‘이별의 노래’ 등 가곡을 부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황수미는 “괴테, 하이네, 셰익스피어 등 문호들의 시에 붙인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며 “두 음악가 작품의 색깔은 다르지만 모두 숨은 보석 같은 노래들”이라고 소개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코른골트는 멘델스존이 태어난 지 88년 뒤에 세상에 나왔다. 두 사람은 다시 88년 간격으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으로 엮였다. 멘델스존은 1846년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의뢰를 받아 12곡으로 구성된 극음악 ‘한여름 밤의 꿈’을 만든 뒤 이듬해 초연했다. 코른골트는 1934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던 오스트리아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의 의뢰로 영화 ‘한여름 밤의 꿈’의 음악을 작곡했다. 이듬해 개봉한 이 영화에 코른골트는 멘델스존의 다양한 음악을 폭넓게 차용한 관현악곡을 입혀 큰 성공을 거뒀다.
두 명의 천재 음악가 집중 조명
둘 다 신동에 유대인이었고, 묘사적인 극음악에 뛰어났던 ‘19세기 천재’와 ‘20세기 천재’의 음악을 함께 톺아보는 여름음악축제가 열린다. 롯데문화재단 주최로 다음달 12~2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지는 ‘2022 클래식 레볼루션’이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임윤찬, 김태형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이지윤, 이지혜, 비올리스트 박경민, 첼리스트 문태국, 소프라노 황수미 등 스타 연주자들과 한경아르떼필하모닉,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 등이 참가한다.올해 3회째를 맞은 ‘클래식 레볼루션’은 2020년 베토벤, 지난해 브람스와 피아졸라 등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집중 조명해 왔다. 첫해부터 축제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을 맡아온 예술감독 크리스토프 포펜(독일·66)은 올해 무대 위에 올릴 작곡가로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를 택했다.
포펜은 “10대부터 천재 작곡가로 명성을 날린 두 음악가는 깊고 진지한 음악과 반짝이고 가벼운 오락 사이에서 놀랍도록 다채로운 작품을 썼다”며 “독일-오스트리아 음악의 전통을 존중한 건 두 사람이 비슷하지만, 음악 자체의 색깔은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축제를 통해 두 천재의 음악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친숙한 멘델스존에게서 색다른 매력을 느끼고, 조금은 낯선 코른골트에게선 미처 알지 못한 개성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생애에 걸친 작품 연주
이번 축제에서는 두 음악가가 10대 때 작곡한 작품부터 만년의 대작까지 전 생애에 걸쳐 남긴 관현악, 극음악, 실내악, 가곡 등을 고루 감상할 수 있다. 멘델스존이 14세 때 지은 이중 협주곡(14일 코리아챔버오케스트라)은 이지윤과 김태형의 협연으로 들려주고, 마지막 관현악곡인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12일 경기필하모닉)는 클라라 주미 강이 연주한다. 멘델스존이 20대 초반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1번(20일 KBS교향악단)은 지휘를 겸업하는 김선욱이 포디엄에 오르고, 올해 밴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임윤찬이 협연한다.코른골트가 15세에 발표한 신포니에타 B장조는 17일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차웅 지휘로 한국 초연한다. 당대 지휘자와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코른골트의 천재성을 전 유럽에 알린 곡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로빈후드의 모험’ ‘바다 매’ ‘킹스 로우’ 등 코른골트의 대표적 영화음악 모음곡도 연주한다. 오스트리아 태생인 코른골트는 1935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고, 약 10년간 할리우드 영화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이름을 날렸다.
지휘자 차웅은 “코른골트는 드라마틱한 선율 전개와 극적이고 섬세한 다이내믹(셈여림) 표현, 견고한 음악적 구조 등을 통해 영화음악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이번 연주곡들은 장기간의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두 음악가의 작품을 함께 연주하는 무대도 마련됐다. 원주시향은 18일 멘델스존과 코른골트가 각각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바탕으로 작곡한 무대음악인 ‘한여름 밤의 꿈’(멘델스존)과 ‘헛소동’(코른골트)을 들려준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21일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반주로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코른골트의 ‘이별의 노래’ 등 가곡을 부르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황수미는 “괴테, 하이네, 셰익스피어 등 문호들의 시에 붙인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며 “두 음악가 작품의 색깔은 다르지만 모두 숨은 보석 같은 노래들”이라고 소개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