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김준희 인스타그램
출처 = 김준희 인스타그램
발을 노출하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고민이 많은 이들이 있다.

샌들과 슬리퍼가 주목받는 계절에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은 대표적인 발 변형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18~2020년 3년 동안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등 대표적 발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8월, 여름철(47만1천145명)에 가장 많았다. 이어서 가을(43만5천164명)과 봄(37만4천650명), 겨울(34만930명) 순이었다.

무지외반증이 심해지면 단순히 휘는 정도가 아니라 엄지발가락이 옆으로 비틀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한다. 발가락과 발허리를 잇는 관절이 붓고 아프며 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스타들도 당당하게 무지외반증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며 '인플루언서'들의 직업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상황이다.

무지외반증이 '하이힐 병'이라 불리는 이유와도 연관이 있다. 실제로 가수 출신 쇼핑몰 CEO이자 인플루언서 김준희 씨는 자신이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김준희는 "18살 때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너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고 일해야 해서 좁은 힐 안쪽 그대로 발 모양이 변해버린 심각한 무지외반증이다"라고 털어놓았다.

김준희는 "발이 너무 못생겨서 잘 안 보여주는 편인데"라며 "병원에도 가볼까 수술을 해볼까 했지만, 수술이 너무 무서워 그냥 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출처 = 김지연 인스타그램
출처 = 김지연 인스타그램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지연 씨 또한 인스타그램을 통해 엑스레이 사진을 공개하며 "발에 염증이 심해져서 정형외과 다녀왔다"면서 "무지외반증이 원인이다. 절룩거리다 보니 골반통, 요통까지 따라왔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곽희철 원장은 인플루언서들의 잦은 무지외반증 발병 원인으로 그들의 신발을 지목했다. 곽 원장은 “무지외반증을 하이힐 병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 앞쪽이 좁은 신발에 발을 욱여넣고 온종일 걸어 다니거나 화보 촬영을 위해 서 있으면 엄지발가락이 계속 압박 상태에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발가락 변형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곽 원장은 “남성도 안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남성 인플루언서들도 멋을 위해 키 높이 깔창을 착용하고 발볼이 좁은 구두를 신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도 하이힐을 신는 여성들과 같은 압박을 받게 된다”며 “압박이 오래될수록 무지외반증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무지외반증은 흔한 질병임에도 과거에는 치료가 쉽지 않았다. 뼈가 변형된 탓에 일반적인 치료법은 잘 먹히지 않았고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 매우 어려운 과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새는 기술의 발달로 사정이 나아진 상태다.

도움말 = 곽희철 부산건우정형외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