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여학교 이화학당의 문학활동 조명
덕수궁 옆 정동에 1866년 세워진 한국 최초의 여학교인 이화학당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과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고', '배꽃', '거울' 등의 교지를 만들고, 백일장이나 문학 강연, 시 낭송의 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문학의 지평을 넓혀갔다.

근현대 격변기에 전통문화와 이국적인 문화가 공존했던 정동은 여성 문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공간이었다.

이화학당이 이름을 바꾼 이화여고에서 교사 신지식(1930~2020)은 교지 '거울'을 학생들과 함께 만들며 캐나다 작가 몽고메리가 지은 소설 '빨강머리 앤'을 번역해 소개하기도 했다.

희망을 상징하는 주인공 앤에게 자신을 투영한 여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문학소녀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화박물관과 공동으로 오는 31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 교육 기관인 이화학당에서 교지 활동으로 성장한 여성 문인들을 소개하는 '정동에서 피어난 문학향기' 특별전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교사이자 아동문학가였던 했던 신지식은 문학 활동과 관련된 사진, 도서, 육필 원고, 상패 등 유품 100여 점을 이화박물관에 기증했다.

신지식의 기증자료와 '빨강 머리 앤'은 이번 전시의 4부-문학과 신지식, 그리고 빨강 머리 앤'에서 만날 수 있다.

'1부-문학의 싹'에서는 그림과 사진, 교과서를 통해 초창기 이화학당의 모습을 담았고, '2부-문학의 뜰'에서는 교지 '이고' 창간호(1934)와 '거울' 창간호(1954), 동아리지와 백인장 상패 등을 통해 교내 문학 활동을 소개한다.

'3부-문학의 향연'에서는 전숙희 ·허근욱·김지원 등 이화여고가 배출한 대표 문인들과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2012년부터 공·사립 대학박물관과 추진하는 공동기획전의 일환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