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필립 콜버트 개인전 '드림 오브 더 랍스타 플래닛(Dream of the Lobstar Planet)'이 26일 개막했다.
'차세대 앤디 워홀', '앤디 워홀의 대자(godson)' 등의 수식어를 가진 작가는 바닷가재를 등장시켜 근현대 거장을 오마주한 작품들로 유명해졌다.
지난해 3월 세종문화회관 전시회에 이어 1년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작가는 최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더페이지갤러리는 이들 작품을 지난 12∼15일 개최된 '아트부산 2022'에 출품한 바 있다.

그는 "랍스터로폴리스(LOBSTEROPOLIS)라는 메타버스를 만들었는데 이 가상세계에는 '랍스터 시민'도 있다"며 "이번 전시 제목처럼 랍스터 행성의 꿈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랍스터로폴리스'의 아이디와 함께 제공되는 초상화 NFT는 오픈시(OpenSea)에서 거래되고 있다.
랍스터 NFT는 기존과 달리 'Labstar'라고 표기해 언어의 유희를 부렸다.
그는 "최근에는 메타버스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랍스터 시민'은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대표적 회화인 '헌트(Hunt)' 시리즈도 신작을 선보인다.
이 연작은 랍스터가 창과 방패를 들고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그린 작품들로 고흐나 피카소 등 거장들을 싸움의 대상으로 삼는다.
마르셀 뒤샹이 모나리자가 인쇄된 엽서에 수염을 그린 작품으로 현대미술의 장을 열었던 것과 계보가 이어진다.

신작에서는 전장을 행성으로 장소를 옮기고, 전투 상대로 '랍스터 로봇'을 등장시켰다.
작가는 "원형 캔버스에 내가 만든 메타버스를 구현한 것"이라며 "랍스터 종족의 신화를 바그너의 오페라처럼 극적인 스토리텔링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랍스터 세계'도 발전할 것이라는 작가는 로봇을 패배자로 그렸다.

전시된 입체 작품들은 철로 만들었지만, 플라스틱처럼 보이도록 색을 입혔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과잉 생산, 과잉 소비 시대를 반영하는 의도라고 한다.
그는 "기술이 인류를 구할 것이냐 아니면 파괴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인데 이 질문의 답은 아직 모른다"라며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설교하지 않는 대신 세계가 가진 양면을 균형적으로 생각해보기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랍스터를 예술적 자아로 삼기까지 오랜 여정이 있었다"며 "어렸을 때 봤던 랍스터는 외계인처럼 느껴졌고,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인 달리의 작품에도 랍스터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내가 랍스터가 될 때 나는 예술가가 된다"고 여러 차례 밝힌 그는 랍스터뿐만 아니라 해산물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전시는 7월 10일까지 진행되며 네이버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 예매 후 관람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