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방 안에서 젊은 엄마와 11개월 된 딸이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웃는다.
문득 엄마가 아무 감정도 내보이지 않자 아기는 걱정스러운 기색을 보인다.
엄마가 계속 무표정한 모습을 하자 아기는 불안해하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다가 결국 운다.
엄마가 환한 표정을 짓자 아기도 웃는다.
1분 30초 동안의 상황이다.
1970년대 이른바 '무표정 실험'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임상심리학자 에드 트로닉은 인간은 다른 사람과의 연결을 바라고 요구하도록 태어난 존재라고 주장했다.
이 실험을 성인에게도 적용해 단절과 연결에 대한 감각이 인간의 삶에서 얼마나 근본적인지 밝히고자 했다.
에드 트로닉은 미국의 소아 정신건강 전문의인 클로디아 골드와 함께 인간관계에 대한 지난 50년간의 심리 실험 및 과학적 연구를 정리했다.
저자들은 인간관계에 있어 불안과 불화는 건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성장과 변화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책은 자기 감각 및 타인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갈등과 불확실성을 기꺼이 맞이함으로써 높아질 수 있는 심리적 힘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깊고 오래 지속되는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자신을 믿고 존중할 방법 등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북하우스. 420쪽. 1만9천 원.
▲ 엄마, 가라앉지 마 = 나이젤 베인스 글·그림. 황유원 옮김.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가, 북디자이너인 여든 살이 넘은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2년 동안의 돌봄과 버팀, 회복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회고한 '그래픽 내러티브' 작품이다.
2019년 영국에서 독립출판물로 출간됐고, 해외 출판으로는 한국어판이 처음이다.
저자는 엄마가 더는 몸을 씻지 않고, 턱수염이 자라고 머리가 헝클어지는 것을 보며 막막한 슬픔을 느낀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은 끝이 없고, 끊임없이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상황에 맞닥뜨린다.
사랑하는 가족을 돌보고 있다는 기쁨과 보람을 느끼기도 하지만 무력감과 슬픔, 중압감은 그보다 훨씬 강력하게 저자를 짓누른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마치 숨 쉬고 있는 공기 속에 빠져서 익사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던 때가 있었다.
잿빛으로 뒤덮인 한겨울에 6월의 열기와 눈부심을 상상해보려 애쓰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면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싱긋. 184쪽. 1만6천800원.
▲ 엄마와 아름답게 이별하기 = 김영신 지음. 20년 이상 작가와 출판 기획자, 편집자로 일한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융 심리학에 매진한 뒤 심리상담사로 변신해 수천 회 이상의 심리상담 경험을 녹인 여성 심리학책이다.
저자는 소설 형식을 빌려 엄마와 딸의 관계를 분석한다.
책은 심리소설을 통해 네 명의 딸과 네 가지 유형의 모녀 관계를 보여준다.
저항형, 순응형, 경쟁형, 동화형 등이다.
저자는 언제나 내 편인 엄마와 어릴 때 울며 찾던 해결사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주체로서 자신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며 누군가의 도움 없이 외로움을 이기며 자신의 길을 걷는 '홀로서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나더북스. 208쪽. 1만5천 원.
▲ 깨어있는 부모 = 셰팔리 차바리 지음. 구미화 옮김. 인도 출신으로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에서 심리 상담소를 운영하는 저자가 어린 시절 접한 동양의 '마음챙김'과 서양의 심리학을 접목해 상담한 내용을 정리한 양육서이자 심리 치유서다.
저자는 내면에 잠재된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깨어있는 양육법'을 제안한다.
책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핵심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아이들이 수시로 부모의 한계를 시험하고 괴롭히는 것 같지만 그 모든 행동이 부모가 잊고 지낸 자기 모습을 되찾고 감춰둔 응어리를 꺼내 해소하도록 이끌어주는 거라고 설명한다.
화요일인 4일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지역에 따라 눈 또는 비가 내리겠다.3일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새벽부터 강원 산지·동해안과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에 눈이나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전에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대부분 밤에 그치지만 강원도와 경상권 동해안, 제주도는 5일 저녁까지 이어지는 곳도 있겠다.3~5일 사흘 동안 강원 산지·동해안과 경북 북동 산지·북부 동해안은 10∼30㎝, 강원 내륙과 경북 북부 내륙은 5∼10㎝, 대구(군위)·경북 남서 내륙은 3∼8㎝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 산지는 최대 40㎝ 이상, 강원 내륙은 최대 15㎝ 이상의 눈이 쌓이는 곳도 있겠다.4일 예상 적설량은 충북 3∼10㎝, 경기 남부와 대전·세종·충남 내륙 3∼8㎝, 서울·인천·경기 북동부와 충남 서해안, 전북 동부 1∼5㎝, 경기 북서부와 서해5도, 전북 중부 내륙, 전남 동부 내륙 1㎝ 안팎이다. 4∼5일 이틀 동안 경북 남부 동해안과 울산·경남 서부 내륙은 3∼8㎝, 울릉도·독도는 1∼5㎝의 눈이 예상된다.3∼5일 사흘간 예상 강수량은 강원 산지·동해안과 제주도 10∼40㎜, 경북 북동 산지·동해안 10∼30㎜, 대구·경북 내륙과 울산 5∼30㎜, 강원 내륙 5∼20㎜다.4일 아침 최저기온은 -5∼4도, 낮 최고기온은 2∼8도로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겠다.당분간 전국에 바람이 초속 15∼20m(산지 초속 20∼25m)로 강하게 부는 곳이 많겠다.특히 강풍특보가 내려진 남해안과 경상권 동해안, 제주도는 순간 초속 20m 이상(제주도 초속 26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눈과 비가 내린 영향으로 전국이 '좋음'
“이번이 세 번째 관람입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수 있겠나 싶어서 왔어요.”3일 오전 9시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칼바람으로 체감 온도가 영하 3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매표소 앞의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의 인터넷 예매 티켓이 다 팔리자 현장 판매 표를 구입하려고 ‘오픈런’을 감행한 이들이었다. 전시장 앞에서 만난 김현지 씨(35)는 “부모님께도 전시를 보여드리려고 아침부터 기다려서 표를 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티켓은 오전에 일찌감치 동났다.‘올겨울 최고의 전시’로 불리며 연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 앞에 긴 줄을 세운 비엔나전이 이날 관람객 25만 명을 돌파하며 9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휴무일을 빼고 계산한 하루평균 관람객은 2700명 이상. 전시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을 매일 꽉 채운 사상 최고 수준의 흥행 열기다. 이번 전시의 대성공이 보여준 한국 문화예술계 달라진 모습을 정리했다. ◇“공부하는 관람객, ‘보는 눈’ 높다”“10여 년 전에 비엔나전이 열렸다면 이렇게까지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을 겁니다. 예전보다 관람객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안목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김찬동 홍익대 미술대학원 초빙교수는 전시 관람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10년 전만 해도 전시업계에서는 작가의 인지도가 곧 전시 흥행과 직결됐다. 그런데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빈 분리파 거장들의 국내 인지도는 모네, 고흐 등 인상주의 화가보다 낮은 편이다. 상업성이 강한 밝은 화풍도 아니다. 전
소설가 예소연은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아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2021년 ‘현대문학’의 신인 추천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그는 소설집 <사랑과 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등을 썼다. <그 개와 혁명>으로 지난달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소설집 등단 4년 만이었다.1992년생인 그는 2013년 김애란 작가의 최연소 수상 기록(32세)과 타이를 이뤘다. <그 개와 혁명>은 부녀가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1980년대 학생운동 세대인 아빠 태수와 페미니스트 딸 수민이 의기투합해 태수의 장례식장을 암울하고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개판’으로 꾸민다는 이야기다.예소연은 “가족은 아무리 미워도 같이 살 수밖에 없고, 나를 괴롭혀도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사랑이 전부가 되는 이야기, 사랑으로 혐오와 미움을 부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설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