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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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신설된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뜻밖의 일격을 당한 한국 대표팀이 아쉬움을 털고 또 다시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7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부터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여자 500m와 남자 1000m 준준결승에 출전한다. 여자 500m 준준결승에는 최민정(24)이 진출했다. 남자 1000m에는 황대헌(23·사진)과 이준서(22), 박장혁(24)이 모두 준준결승에 진출해 있다. 두 종목 모두 이날 메달 주인공이 가려진다.

한국은 지난 5일 열린 2000m 혼성계주 예선에서 탈락했다. 1조에서 경기한 한국은 결승선 세 바퀴를 남기고 박장혁이 넘어지는 바람에 2분48초308의 기록을 안고 탈락했다. 남녀 대표팀의 에이스 황대헌과 최민정이 출전해 첫 메달을 기대했던 터라 충격이 더 컸다.

하지만 남녀를 통틀어 아직 8개의 금메달이 남아 있어 실망하긴 이르다. 최민정의 경우 500m가 주종목은 아니지만 1위로 준준결승에 진출해 ‘깜짝 메달’이 기대된다. 단거리인 500m에서는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전이경,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박승희가 동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다.

남자 1000m에선 ‘금빛 질주’가 펼쳐질 전망이다. 황대헌은 5일 열린 1000m 예선 5조에서 1분23초042의 올림픽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레이스 초반 1위로 치고 나간 뒤 선두를 끝까지 지켰다. 황대헌은 이 종목 세계기록(1분20초875) 보유자다. 여기에 이준서와 박장혁까지 결승에 합류하면 메달 획득 가능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AP통신은 남자 1000m 우승 후보로 황대헌을 꼽았다.

다만 우려했던 중국의 ‘홈 어드밴티지’는 한국이 넘어야 할 악재다. 5일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중국은 4개 팀 중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2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미국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비디오 판독 끝에 미국이 실격 처리됐다. 심판진은 미국팀의 라이언 피비로토가 교대 상황에서 중국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미국 선수들은 공식적인 항의를 하진 않았지만 순위 결정전인 ‘파이널B’ 경기를 포기하고 짐을 쌌다.

중국은 이 레이스 과정에서 ‘배턴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 결승선까지 13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3위를 달리던 중국의 런쯔웨이는 러시아 선수의 터치를 같은 팀 장위팅의 터치로 착각하고 그대로 속력을 냈다. 경기 후 심판진은 러시아가 터치 과정에서 진로를 방해했다며 실격 처리했고, 기사회생한 중국은 결승전에서 1위로 들어와 이 종목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이탈리아와 헝가리가 각각 차지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