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국적·인종의 40대 여성 배우들 활약 돋보여
뻔하고 흔한 이야기에 신선함을 더하다…여성 액션영화 '355'
뛰어난 능력의 비밀 요원이 고군분투하며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이야기는 할리우드 영화의 뻔하고 흔한 플롯이다.

이처럼 뻔하고 흔한 이야기로 만드는 가장 큰 요소 하나만 바꾸면 때로는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미국 배우이자 제작자인 제시카 채스테인이 여성들만의 스파이 영화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해 완성된 영화 '355'가 그렇다.

미국 CIA 요원 메이스를 맡은 채스테인부터 독일 BND 요원 마리 역의 다이앤 크루거, 콜롬비아에서 온 심리학자 그라시엘라 역의 페넬로페 크루즈, 영국 MI6 출신 IT 전문가 카디자 역의 루피타 뇽오, 중국의 기밀 요원 린미성 역의 판빙빙까지 이름만으로도 화려한 배우들을 한자리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신선하다.

국적과 인종을 아우르는 40대 여성 배우들은 마음껏 뒹굴며 총과 검을 휘두르고, 폭발물을 다루는 것도, 지략에도 능하다.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현장에서 맞붙은 이들은 하나의 목표를 확인하고 팀이 된다.

서로의 속사정을 알게 되고 나누는 위로와 우정, 배신자를 함께 처단하고 각자의 길로 향하는 쿨한 뒷모습도 단순한 액션 영화에 새로운 결을 더한다.

뻔하고 흔한 이야기에 신선함을 더하다…여성 액션영화 '355'
사건은 콜롬비아 숲속에 있는 마약상의 저택에서 시작된다.

거래를 위해 저택을 찾아온 국제적 범죄 조직 앞에서 마약상은 비행기를 추락시키고, 도시에 정전을 일으킨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시스템에 침투해 지구를 초토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맛보기'다.

마약 거래 현장인 줄 알고 저택을 기습한 콜롬비아 DNI의 요원 루이스는 혼란한 틈을 타 프로그램이 담긴 드라이브를 가로채고 CIA에 거래를 제안한다.

CIA의 메이스(제시카 채스테인)는 동료 닉(세바스티안 스탄)과 함께 접선 장소인 파리로 향한다.

신혼부부를 가장해 접선을 시도하던 중 카페 직원으로 잠입해 있던 독일 BND 요원 마리(다이앤 크루거)와 뒤엉키며 작전은 실패한다.

닉이 살해당하고, 홀로 비공식 작전에 나선 메이스는 은퇴한 MI6 사이버 요원 카디자에게 도움을 청해 다시 루이스를 추격하고, DNI가 루이스에게 보낸 그라시엘라, 마리와 조우한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협동 작전으로 드라이브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이들이 한숨을 돌리는 사이, 세계 곳곳에서 다시 비행기가 추락하고 정전이 발생한다.

드라이브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쫓기는 신세가 된 네 사람은 드라이브가 거래되는 상하이로 향한다.

뻔하고 흔한 이야기에 신선함을 더하다…여성 액션영화 '355'
이국적인 콜롬비아의 풍경에서 시작해 프랑스 파리의 오랜 역사를 가진 상업 지구 파사주 데 파노라마와 영국의 어시장과 항구, 인파가 가득한 모로코 마라케시의 시장, 상하이의 화려한 고급 호텔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스케일이 눈을 즐겁게 한다.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각본가, '엑스맨' 시리즈의 제작자로 이름을 알리고 '엑스맨:다크 피닉스'로 감독에 데뷔한 사이먼 킨버그가 연출했다.

제목 '355'는 미국 독립전쟁 시기인 1700년대 활약한 첫 여성 스파이의 코드 네임에서 따왔다.

채스테인은 "모든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활약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존경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2월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2분.
뻔하고 흔한 이야기에 신선함을 더하다…여성 액션영화 '355'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