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계양구 선거구에서 민주당 '싹쓸이'

민주당 '철옹성' 인천 계양구…송영길 불출마 여파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당의 인적 쇄신을 강조하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그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의 선거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5선인 송 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 때 첫 당선의 기쁨을 누렸고, 이후 계양구가 갑을 선거구로 나뉜 뒤에도 계양을에서 5선에 성공하며 20년 가까이 계양구 국회의원 자리를 지켰다.

인천시장 재임 때인 2012년 19대 총선만 빼고는 연전연승을 거뒀다.

전남 고흥이 고향인 송 대표가 인천과 인연을 맺은 것은 연세대 재학 중이던 1980년대 인천에서 노동운동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그는 인천에서 용접공과 택시 기사 일을 하다가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1999년 계양·강화갑 재선거 때 처음으로 출마했지만,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에게 지면서 국회 입성을 뒤로 미뤄야 했다.

이듬해 16대 총선에서 안상수 후보에게 설욕한 송 대표는 이후 '계양 불패'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정치인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계양구 선거구에서는 2000년 16대 총선 이후 민주당 후보들이 의석을 싹쓸이하는 등 민주당의 철옹성이나 다름없다.

송 대표뿐 아니라 최원식(19대 계양을), 신학용(17·18·19대 계양갑), 유동수(20·21대 계양갑) 등 계양구는 민주당 후보에게만 '금배지'를 허락했다.

이 때문에 계양구는 부평구와 함께 인천 '북부 벨트'를 형성하며 민주당 텃밭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부평구·계양구 등 인천 북부에는 한국GM 부평공장이 있어 노동자 인구가 많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층이 많아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

지역 정가에서는 송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 따라 경쟁 구도가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20대·21대 총선에 출마해 송 대표와 일전을 벌였다가 연거푸 패배한 윤형선 계양을 당협위원장의 재도전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2010년 이후 12년간 계양구청장을 지낸 박형우 청장이 3선 연임을 마치고 올해 6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오는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의 향배가 가늠할 수 없는 안갯속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2년 뒤 총선 구도를 예측하는 게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20년 넘게 승리한 계양을을 지키려 할 것이고 국민의힘은 송 대표의 부재를 기회 삼아 의석을 탈환하려 전력을 다 쏟을 테니 격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