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청년층 적극 구애…저녁엔 오세훈·박형준과 만찬
홍준표·유승민 '원팀' 구성·안철수와 단일화 과제도 산적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하고 '홀로서기' 승부수를 띄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앞에 놓인 시급한 과제는 2030 청년 표심과 중도 외연 확장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에 분포된 중도층 표심과 2030 청년 표심 이탈은 두드러졌다.

이날 윤 후보의 단기필마 선언을 놓고 당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합리적인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온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공백을 윤 후보가 효과적으로 매울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여기에 '청년당원'의 상징이라 할 이준석 대표와도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윤 후보로선 부담이다.

선대위 해체라는 파격 승부수를 내걸고도 정작 '점수'를 제대로 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연신 "제 책임", "부족", "회초리와 비판" 등 '반성의 언어'를 입에 올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특히 지금까지 2030 세대들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며 2030 세대를 향한 메시지도 따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 세대를 더 많이 참여시키겠다", "청년층이 세상을 가장 넓게 바라본다" 등 청년층을 의식한 발언을 이어갔다.

홀로 선 윤석열, 지켜보는 '불안한 눈빛'…2030·중도확장 과제는(종합)
이날 저녁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만찬 일정에서도 윤 후보의 '약점 보강' 의지가 읽힌다.

온건·중도적인 이미지가 있는 오 시장과 박 시장과의 만남을 통해 최근 선거 캠페인의 난맥상 상황을 공유하고, 중도 외연 확장 방안을 포함한 선거 전략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도로한국당'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국민들의 생각, 국민들께서 바라보시는 관점에 더해 더 변화하고 낮은 자세로 귀를 기울여 국민이 원하시는 게 어떤 건지 철저하게 파악하겠다"며 변화의 의지를 밝혔다.

홀로 선 윤석열, 지켜보는 '불안한 눈빛'…2030·중도확장 과제는(종합)
그러나 이런 윤 후보의 홀로서기 선언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당 안팎의 시선도 적지 않다.

윤 후보가 청년 구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30대 당 대표와 여러 차례 불화를 노출해온 데다, '국민의힘에 합류하진 못하지만 정권교체에 동의하는 이들을 담아내겠다'며 출범한 새시대준비위원회마저 선대위 해체와 함께 물거품이 된 점 등을 고려하면 청년층·중도외연 확장까진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경선에서 경쟁했던 홍준표·유승민 의원과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파죽지세의 지지율로 치고 올라오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도 윤 후보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다.

선대위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종인과 결별, 슬림형 선대본부와 국회의원들의 지역 하방이 국민의 원하는 정확한 답인지 의문"이라며 "윤 후보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과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