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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 영부인은 대통령 배우자만 지칭하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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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보통명사…한자로 令夫人이어서 대통령의 령(領)자와 달라
    영식·영애도 남의 아들·딸 이르는 말…군사독재 거치며 대통령 가족으로 잘못 인식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집권시 청와대 제2부속실 등의 개편 계획을 밝히며 "그냥 '누구씨'나 조금 존칭해준다고 하면 여성을 존칭할 때 쓰는 '여사'라는 말 정도에서 끝나야지 '영부인'이라는 것은 우리 국민의 의식에 비춰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팩트체크] 영부인은 대통령 배우자만 지칭하는 용어?
    윤 후보는 앞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부인 김건희씨의 등판 계획을 묻자 "영부인이라는 말은 쓰지 말자"고 했다.

    이는 대통령의 부인을 가리키는 '영부인'이라는 단어에 권위주의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과거 일부 언론에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권양숙씨'로 쓰거나,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를 '김정숙씨'라고 썼다가 영부인이라고 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독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통상 대통령의 배우자에 대해서만 영부인이라고 지칭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영부인(令夫人)은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단어로는 귀부인(貴夫人)과 영규(令閨), 영실(令室), 합부인(閤夫人) 등이 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사전에는 포괄적으로 풀이돼 있으며 예전 자료를 보면 대통령 부인이 아닌 사람에게 영부인이 쓰인 예도 있다"며 "대통령 부인도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것이라 영부인이라고 했고, 현재 (영부인이) 대통령 부인을 가리키는 말로 제일 많이 활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팩트체크] 영부인은 대통령 배우자만 지칭하는 용어?
    특히 영부인의 '하여금 령'과 대통령(大統領)의 '거느릴 령'의 독음이 같아서 영부인이 대통령의 부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1997년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대표의 대통령 후보 선출 축하연에서 황낙주 전 국회의장이 건배를 제의하며 "이회창 대통령 후보와 영부인…"이라고 했다가 서둘러 "이회창 대통령 후보와 부인 한인옥 여사의…"라고 바꾼 것도, 이로 인해 구설에 오른 것도 당시 언론과 정치권이 '영부인=대통령 부인'이라고만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부인의 한자가 거느릴 령(領)과 부인(夫人)이 합해진 '領夫人'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단어(領夫人)는 사전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보통 명사인 영부인이 대통령 부인을 일컫는 단어로 관습처럼 굳어진 것은 언제부터일까.

    학계에 따르면 이승만 정권부터 대통령을 특정한 고급 관료에 대한 경칭인 '각하(閣下)'로,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으로 부르기 시작한 데 이어 군사독재 정권 하에서 이 같은 단어가 대통령 부부를 지칭하는 것으로 사실상 굳어졌다.

    강상헌 우리글진흥원 고문은 "우리가 쓰는 영부인은 상대방의 아내를 존경해서 이르는 말이었는데 박정희 시절 (육영수 여사 외의 사람에게) 영부인이라고 하면 괘씸죄에 걸렸다"며 "그렇다 보니 대통령 부인을 가리키는 것처럼 언어가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윗사람의 딸을 높여 이르는 말인 '영애(令愛)'나 윗사람의 아들을 높여 이르는 말인 '영식(令息)' 역시 마찬가지다.

    보통 명사임에도 언론 등에서 '영애 박근혜양', '영식 박지만군'이라고 사용되며 마치 대통령 가족에게만 쓰이는 단어로 잘못 인식된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영애나 영식으로 이름 짓는 것을 피했다는 얘기도 있다.

    [팩트체크] 영부인은 대통령 배우자만 지칭하는 용어?
    강상헌 고문은 "영애, 영식이라는 용어가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이라며 "이는 조선 시대에 임금의 이름 등 피해야 할 왕실 이름 글자를 뜻하던 휘(諱)라는 개념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본래 뜻과 달리 영부인에 권위주의적인 의미가 더해진 탓에 최근에는 오히려 '탈권위'의 상징으로 영부인 대신 '대통령 부인 000 여사'가 사용되고 있다.

    청와대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영부인이라는 단어가 권위적이고 어색하다는 이유로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해 영부인 대신 여사로 써달라고 했다.

    이에 앞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역시 영부인 대신 여사로 부르도록 했고,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 역시 영부인이 아닌 '대통령의 부인'으로 불리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 "앞으로 대통령 부인에 대해 '영부인'이라는 용어 대신 '김윤옥 여사'로 호칭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이후 일부 기념품에 '대통령 이명박·영부인 김윤옥'으로 표기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영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지칭어'이기 때문에 본인의 이름 앞에는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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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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