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 대표는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SM 이사직에 오른 그다음 해 오랜 시간 몸 담았던 SM을 퇴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가 됐을 때 되게 피곤했다. 일을 너무 많이 했다. 한 달에 뮤직비디오를 네다섯 개씩 찍었다. 팀원끼리 우스갯소리로 서바이벌 게임에 나가면 1등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민 대표처럼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번아웃' 증후군이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도의 피로를 느끼며 무기력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다가는 몸은 녹초가 되고 정신은 무기력증에 빠지기 마련이다.
미국의 정신분석의사 허버트 프뤼덴버그가 처음 사용한 심리학 용어로 마치 모두 불타버린 연료와 같다고 해서 '번아웃', '소진', '연소', '탈진' 증후군이라고 불린다.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무기력·쇠약해진 느낌, △일에 의욕을 잃었다가 갑자기 열정을 다한다, △모순적 상태가 지속되다 어느 순간 무너진다, △쉽게 짜증 내고 분노한다, △일이 없으면 심한 불안감이 나타난다, △만성적인 요통·두통·기침 등에 시달린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아무런 의욕 없는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되고 머리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상태, 만성 피로로 짜증과 분노가 늘어 주변 사람들과 갈등에 휩싸이기도 한다면 '번아웃'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평균 1908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2124시간), 코스타리카(1913시간)에 이어 세 번째로 길었다. 하지만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가 무색하게도 노동생산성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장시간의 노동, 경쟁 위주의 구조로 인해 직장인 3명 중 2명은 번아웃을 경험한다는 조사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 증후군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로 개념화한 증후군’으로 정의했다. 건강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로 판단한 것이다. 번아웃에서 벗어나려면 혼자 고민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족, 친구, 동료 등과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또 정해진 업무 시간 내에 일을 처리하고 집에서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취미 생활, 운동으로 자신만의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