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분석가들 "중소업체부터 영향권…일부 모델 타격 전망"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자동차 등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스마트폰 업계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CNBC 등 미국 언론은 30일 스마트폰 업계는 그동안 애플과 삼성전자 등 대형 제조사의 핵심 부품 비축량이 많아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이 비교적 적었으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소 제조사를 시작으로 타격을 받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촉발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자동차에서 가전제품, 비디오 게임기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GM과 포드 등 자동차 회사들은 특정 차량의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한 바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등 게임업계도 플레이스테이션5와 X박스 시리즈 생산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핵심 부품 비축량이 많았고 스마트폰 산업에 대한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이 자동차 산업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공급 부족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자동차 업체들이 크고 오래된 칩에 의존하는 반면 휴대폰 제조사들은 최신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스마트폰은 자동차보다 훨씬 대량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반도체 공급업체가 선호하는 고객이라는 점에서 생산량 변동도 자동차용 반도체보다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액센추어의 반도체 담당 사예드 알람은 스마트폰 업계는 자동차 수요 감소를 예상한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주문 감소로 생긴 공급 여력의 혜택을 받았지만, 이제는 자동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반도체 공급을 놓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 역시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

스마트폰 판매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도보다 12.5% 감소했다가 올해 1분기에는 수요가 회복되면서 26% 증가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서도 반도체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애플이 생산하는 고성능 프로세서는 문제가 없지만 디스플레이 전원이나 오디오 등에 필요한 범용 칩은 부족이 우려된다며 반도체 공급 제약이 아이패드 등 다른 제품은 물론 아이폰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CCS 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분석가는 중국의 레노버와 TCL, 핀란드의 HMD글로벌 등 작은 업체들이 먼저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삼성도 애플처럼 규모와 협상력 덕분에 어려움을 피해왔지만 공급 부족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의 글렌 오도넬 부사장은 반도체 부족이 스마트폰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줘 일부 모델의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애플의 경우 아이폰12 같은 모델은 문제가 없겠지만 아이폰XS 같은 모델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삼성이나 샤오미, 화웨이 같은 업체들은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