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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선수촌에 내걸린 '범 내려온다' 현수막에 대해 "순수한 응원 문구일 뿐이니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21일 당부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7일 기존에 선수촌 아파트에 내걸었던 이른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논란 속에 철거한 뒤 '팀 코리아(Team Korea), '범 내려온다' 현수막을 새로 설치했다.
논란은 계속됐다.
일본 네티즌들이 새 현수막을 두고 '일본이 일제시대 한반도의 호랑이를 멸종시켰다는 믿음을 드러낸 것'이라거나 '호랑이 옆의 점은 독도를 의미한다'며 비난한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범 내려온다' 현수막은 일부 일본인들이 제기하는 정치적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순수한 선수 응원' 차원에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를 호랑이로 형상화한 도안은 1908년 육당 최남선이 '소년' 창간호에 실은 게 최초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에게 매우 익숙한 이 도안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는 게 대한체육회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5월 퓨전 국악 밴드 이날치가 발표해 큰 사랑을 받은 곡의 제목 '범 내려온다'를 응원 문구로 더했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순수한 응원 현수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궁화 꽃잎으로 표현된 문제의 '점'에 대해서는 "그 점을 독도로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건 보도를 보고야 알았다"면서 "그 점은 독도가 아니라 그냥 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현수막 한반도 도안의 아래에는 비슷한 점 두 개가 그려져 있는데, 제주도의 실제 위치와 다르다.
김 실장은 "자꾸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 때문에 한국 선수단이 거듭 피해를 보는 양상"이라면서 "순수한 응원 문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만큼, 더는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체육회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임금에게 올린 장계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제작해 선수촌에 걸었다.
여기에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일본 언론이 문제로 삼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대한체육회에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