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소박한 일상 그린 '조선의 고갱'…이인성 '풍경'
이인성(1912~1950)은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명이다.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전무후무한 9회 연속 수상(1929~1937년)을 기록한 그를 당시 사람들은 ‘조선(한국)의 고갱’이라고 불렀다. 풍부한 색채와 육감적인 구성에서 드러나는 천재성이 고갱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의 또 다른 별명은 ‘향토의 화가’였다. 그에게 ‘향토’는 조국 산천, 그중에서도 지리적·예술적 고향인 대구를 뜻했다. 그래서 그는 대구 지역의 실제 장소와 고향의 소재를 유난히 자주 화폭에 담았다.

작가의 절정기였던 1930년대 중반 작품인 ‘풍경’은 고향의 소박한 일상을 표현한 수작이다. 나무판에 유화물감으로 그려 색채가 전반적으로 은은하다. 하지만 집 앞에 나와 있는 주민들의 저고리와 물을 길어오는 여성의 치마 등 눈길을 사로잡는 원색 덕분에 밋밋하지 않다. 수직으로 화면을 분할하는 커다란 나무들과 중앙에 위치한 기와집은 균형 잡힌 구성을 연출한다.

이 작품은 오는 29일 대구에서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다. 경매 추정가는 1억5000만~2억5000만원. 총 156점, 140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되는 이번 경매는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초로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