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 유닛으로 두 번째 앨범…"우리 색깔은 '공감'"
"이번 앨범으로 마냥 위로가 되기보다는 옆에서 친구가 티 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힘을 실어주는 느낌을 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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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데이식스의 유닛(소그룹) 이븐 오브 데이(Even Of Day)가 미니 2집 '라이트 스루 미'(Right Through Me)로 지친 이들의 마음을 다독인다.

데이식스 원필은 발매일인 5일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희망과 사랑에 대해서 담아내고 싶었다"면서도 "슬픔을 노래하더라도 공감과 위로가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원필, 영케이, 도훈 등 멤버 3인이 모두 작사·작곡에 참여해 진솔한 7트랙을 수록했다.

타이틀곡은 '뚫고 지나가요'로 90년대 힙합의 코드 전개와 발라드 멜로디 라인을 조합해 만들었다.

강렬한 일렉 기타가 흥을 돋우지만, 이와 상반되게 가사는 처연하고 구슬프게 느껴진다.

영케이는 "우리를 뚫고 지나가는 것들이 대단한 것들이 아닐 수 있어도 그런 것들이 우리를 무너지게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노랫말에 관해 설명했다.

이 곡을 비롯해 여러 곡에서 호흡을 맞춘 영케이와 원필은 오랜 친구와의 술자리 같은 분위기에서 가사를 써냈다.

원필은 "영케이와 오랜 시간 함께하다 보니 작업할 때 편안한 부분 있어서 술을 한잔하며 가사를 썼던 게 재밌는 기억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머릿속에 생각한 걸 말하면 영케이가 가사로 정리를 잘해준다"며 "서로 시너지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영케이 역시 "작업을 할 때 원필의 감을 굉장히 믿는 편"이라며 "이번에도 그를 믿고 곡을 만들었다"고 단단함을 내보였다.

이번 앨범은 데이식스 시리즈 앨범인 '북 오브 어스'를 끝내고 처음으로 선보이는 앨범이다.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새 음반을 선보이는 만큼 전작에 비해 색다른 시도를 많이 한 게 눈에 띈다.

우선 악기 구성이 이전과 달라졌고 사운드 자체도 커졌다.

영케이는 "일렉트릭 기타로 베이스의 음과 리드 라인을 왔다 갔다 하는 플레이를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도훈은 "'떼창'을 하는 포인트가 많아서 멤버들이 공연을 염두에 두고 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5번 트랙 '비극의 결말에서'는 한 편의 희곡 같은 가사가 돋보인다.

오래된 극에서 나올 법한 어감의 노랫말을 웅장한 사운드에 실어 부르고 싶다는 바람에서 탄생했다.

이 밖에도 '우린', '역대급 (WALK)', '네가 원했던 것들', '나 홀로 집에', '러브 퍼레이드' 등 데이식스와 이븐 오브 데이의 색깔이 느껴지는 곡들이 실렸다.

원필은 "데이식스만의 색깔을 정의 내리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꼽자면 '공감'이라고 생각한다"며 "멤버들끼리 대화하며 어떻게 음악으로 풀어낼지 고민하는 게 음악에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

2015년 데뷔한 데이식스는 '예뻤어', '좀비', '유 메이크 미' 등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일 법한 곡으로 사랑받았다.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이유다.

그러나 영케이는 "믿고 들어준다는 것은 우리가 판단하는 것도, 만드는 것도 아닌 듯하다.

그저 최선을 다해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일 뿐"이라면서 "나중에 사람들이 삶의 페이지를 다시 펼쳐봤을 때 우리의 노래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