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쓰고 제작자로 참여…"작품마다 반복되는 스타일 없길 원해"
공포 영화 '랑종'의 제작자 나홍진 감독이 영화를 만들면서 전작인 '곡성'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고민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나 감독은 2일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랑종'이 곡성과 흡사해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며 "나와 감독이 거리를 둬야 하는 작품은 '곡성'이었다"고 말했다.

'랑종'은 나 감독이 시나리오 원안을 쓰고,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태국 동북부 이산 지역의 산골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가족에게 벌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한 농촌 마을에 외지인이 나타난 뒤 발생한 연쇄살인 사건을 무속신앙, 좀비 등을 곁들여 풀어간 '곡성'과 비슷한 점이 있다.

나 감독은 "원안을 쓰고 났더니 무속신앙을 담는 장면들이 많은데 '곡성'과 얼마나 차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가 생겼다"며 "우리나라 어떤 지방 소도시 느낌들로는 이미지에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았고, 밖으로 나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습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울창한 숲,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떠올랐다"며 "5년 전에 봤던 반종 감독이 생각나 연락을 했고, 그렇게 태국에서 영화를 찍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 감독은 직접 한국에서 연출을 맡을 생각은 없었냐는 질문에 "작품이 쌓일수록 반복적인 부분이 생겨날 수밖에 없고, 그런 성향이 강해진다"며 "그것을 스타일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게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연출에 대한 생각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여한 반종 감독은 나 감독을 자신의 '아이돌'이라고 칭하면서도, 이번 작품에 '곡성'을 반영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반종 감독은 "'곡성'에서 영감을 받았냐고 한다면 '맞다'고 답하겠지만, 일부러 화면을 ('곡성'처럼) 꾸민 것은 아니다"라며 "태국 북동부에 리서치하러 갔고, 그쪽 지역 사람들의 무속신앙, 무당, 자연을 보면서 영감을 받고, 그런 장면들을 그려냈다"고 말했다.

영화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