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200m 토머스는 역대 2위 기록 21초61로 우승
벤저민도 남자 400m허들 역대 2위 46초83
2004년에 태어난 천재 스프린터 이리언 나이턴(17·미국)이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5·자메이카)가 세운 높은 벽을 매우 빠른 속도로 무너뜨리고 있다.

일단 나이턴은 만 17세에 볼트의 만 20세 미만 200m 기록을 넘어섰다.

나이턴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육상 미국 대표 선발전 남자 200m 준결선에서 19초88로 전체 1위에 올랐다.

19초88은 1986년생인 볼트가 만 18세였던 2004년에 작성한 19초93을 0.05초 앞당긴 '만 20세 미만 세계 최고 기록'이다.

이날 나이턴은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200m 챔피언 노아 라일스(24)와 같은 준결선 2조에서 뛰었다.

나이턴은 여러 차례 "볼트와 라일스는 나의 우상이다.

볼트의 엄청난 레이스를 보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본격적으로 육상 교육을 받은 뒤에는 라일스를 보며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미 나이턴은 '우상' 라일스와 정면 대결을 펼칠 정도로 성장했다.

직선 주로에 진입하면서 나이턴과 라일스가 나란히 속도를 높였고, 나이턴이 우승에 앞서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라일스는 19초91로 조 2위, 전체 3위로 준결선을 마쳤다.

나이턴은 예선에서도 1조에서 라일스와 함께 뛰었다.

21일 예선에서도 나이턴이 20초04로 20초19의 라일스를 이겼다.

기록 추이를 보면, 나이턴의 비교 대상은 200m 현역 최고 라일스가 아닌 '역대 최고' 볼트다.

나이턴은 6월 1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호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육상 트랙리그 미팅 남자 200m에서 20초11로 우승하며 볼트가 보유했던 만 17세 이하 세계 기록(20초13)을 경신했다.

경기를 치를수록 나이턴은 매우 빠르게 기록을 단축했다.

나이턴은 6월 21일 도쿄올림픽 선발전 예선에서 20초04를 찍더니, 27일 준결선에는 19초88에 레이스를 마쳤다.

볼트는 만 18세였던 2004년(19초93)에 20초 벽을 넘어섰다.

19초8대에 진입한 건, 만 스무 살이던 2006년(19초88)이었다.

나이턴은 만 17살인 올해, 볼트의 만 20세 개인 최고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놀라운 질주로 미국 육상계를 들뜨게 한 나이턴은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8시 52분에 열리는 미국 대표선발전 200m 결선에서 또 한 번의 개인 최고 기록 경신을 노린다.

결선에서 3위 안에 들면 도쿄올림픽 출전권도 손에 넣는다.

27일 열린 여자 200m 결선에서는 개브리엘 토머스(25)가 '선수 기준' 역대 2위인 21초61의 놀라운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여자 200m 세계 기록은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1988년 9월 29일 서울올림픽 결선에서 작성한 21초34다.

그리피스 조이너는 같은 날 치른 준결선에서 21초56을 기록했다.

토머스는 매리언 존스(미국·21초62)를 제치고 선수 기준 역대 2위로 올라서며,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앨리슨 필릭스(36)는 22초11로, 5위에 그쳐 상위 3명이 얻는 도쿄행 티켓을 얻지 못했다.

필릭스는 400m에서는 2위로 도쿄올림픽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라이 벤저민(24)도 남자 400m허들 결선에서 46초83의 역대 세계 2위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종목 세계 기록은 케빈 영(미국)이 1992년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세운 46초78이다.

벤저민은 '라이벌' 카스텐 바르홀름(25·노르웨이)의 46초87을 0.04초 앞당겨 세계 2위로 뛰어올랐다.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는 바르홀름이 47초42로 우승하고, 벤저민이 47초66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400m 허들 2인자'에 머물렀던 벤저민은 기록에서 바르홀름을 제쳤다.

세계선수권 챔피언 바르홀름과 현역 최고 기록 보유자 벤저민은 도쿄올림픽에서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