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개 대회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차례씩 올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그의 기세가 올해는 '태풍'이 될 조짐이다.
김주형의 위세에 다소 가렸지만, 최근 대회에선 만만치 않은 '아마추어 돌풍'도 싹트고 있다.
김주형보다 한 살 많은 2001년생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백준이 SK텔레콤 오픈 준우승에 이어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 첫날 선두 자리를 꿰찬 것이다.
한국체대 1학년으로 2년 연속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김백준은 24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천326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3회 한국오픈(총상금 13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솎아내 5언더파 67타를 쳤다.
SK텔레콤 오픈에서 김주형과 3타 차 2위에 오른 데 이어 이날은 최민철(33), 이준석(33)과 공동 선두로 나서 돌풍을 이어갔다.
특히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이날 참가자 중 유일하게 보기 없는 플레이를 펼친 것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김백준은 김주형, 코리안투어 신인상 포인트 선두인 김동은(24)과 동반 라운드를 펼쳤는데, 쟁쟁한 또래 프로들과의 경기에서 자신감 있는 플레이와 위기관리 능력 등을 유감없이 뽐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선 "최대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자고 생각했는데, 아이언 샷 감각이 괜찮아서 기회를 많이 만든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어 김백준은 "김주형은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경험도 많이 쌓고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플레이를 보며 많이 배웠다"며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프로 대회를 통해 프로들의 플레이를 보며 배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꼽는 강점은 '꾸준함'이다.
"큰 스코어를 줄이는 날이 많지 않지만, 크게 무너지는 날도 많지 않다.
기복이 없는 편"이라는 설명이다.
롤모델로는 코리안투어에서만 43승으로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최상호(66)를 꼽았다.
"지금까지도 매경오픈 등 대회에서 꾸준하게 오랜 기간 성적을 내시는 모습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1958년 시작한 한국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의 우승은 단 두 번뿐이다.
1998년과 2001년 모두 김대섭(40)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주부터 이어온 분위기라면 김백준이 충분히 그를 잇는 대기록에 도전해볼 법하다.
김백준은 "함께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남은 경기에서도 제 플레이를 해 나가고자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