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이스타항공 이륙 채비…코로나·LCC 출혈경쟁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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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11월 운항 재개할 듯…당분간 적자 불가피
성정, 추가 자금 투입…해고자 복직 두고 노사 갈등 우려 이스타항공이 24일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재이륙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11월 국내선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추가 자금 조달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 파산 위기에서 기사회생…회생절차 조기졸업 기대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2007년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하며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로 자리매김했다.
이스타항공은 2017년 매출 4천927억원에 영업이익 157억원, 2018년 매출 5천663억원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일본 여행 거부 운동 확산과 환율 상승 등으로 경영난에 빠졌다.
2019년 매출은 5천518억원, 영업손실은 793억원이다.
외형적으로는 외부 악재로 인한 경영난이지만,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은 불안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2011년 자본 전액 잠식 상태에 빠졌고, 흑자를 낸 2018년에도 자본잠식률은 47.9%에 달했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 9월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해 매각을 추진했고, 그해 12월 제주항공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은 원활한 인수를 위해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지만, 제주항공이 지난해 7월 코로나19 불확실성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지하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지난해 8월부터 재매각을 추진한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 여파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인수자 없이 올해 2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기업 청산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 의혹이 불거지며 비리 기업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이 의원은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성정과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성정은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그룹을 제치고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며 최종 인수자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합의와 유상증자 등 회생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내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불황에 LCC 경쟁 치열…노사 갈등도 과제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트래블 버블' 체결 본격 추진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상황은 다시 악화했다.
이스타항공도 다른 LCC와 마찬가지로 국내선 운항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미 국내선이 공급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LCC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며, 국내선 고객 유치를 위해 특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기존 LCC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신생 LCC를 포함해 총 8개사가 있다.
노조 문제가 이스타항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0월 경영난을 이유로 605명을 정리해고했고, 이 과정에서 조종사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며 노사 갈등이 빚어졌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달 41명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했지만, 이스타항공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했다.
이스타항공은 정상화 이후 희망 퇴직자, 정리해고자, 자연 퇴사자(스스로 사표를 낸 직원) 순으로 복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직 직원 대다수인 420명이 가입된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가 정상화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노사 갈등이 증폭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근로자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며 "불가피한 상황에서 회사를 떠난 동료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제주항공에서 받은 계약금 등 234억5천만원도 반환해야 한다.
◇ 성정, 자금조달 우려에 "오너 개인 재산 투입"
성정은 일반적으로 인수 전 실시되는 정밀실사도 생략한 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이스타항공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정과 관계사인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 대국건설산업의 지난해 총 매출이 383억원에 불과해 2019년 기준 5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스타항공을 경영하는데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달 50억원 이상의 고정비 지출을 포함해 이스타항공 정상화까지 1천500억원가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성정은 회사 자금이 아닌 오너 일가 개인 자산을 투입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오너 일가 자산은 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성정의 자산 규모를 확인하고 충분히 인수 가능하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린 것"이라며 "자금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성정, 추가 자금 투입…해고자 복직 두고 노사 갈등 우려 이스타항공이 24일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재이륙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11월 국내선부터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추가 자금 조달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 파산 위기에서 기사회생…회생절차 조기졸업 기대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2007년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하며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LCC)로 자리매김했다.
이스타항공은 2017년 매출 4천927억원에 영업이익 157억원, 2018년 매출 5천663억원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지만, 2019년 일본 여행 거부 운동 확산과 환율 상승 등으로 경영난에 빠졌다.
2019년 매출은 5천518억원, 영업손실은 793억원이다.
외형적으로는 외부 악재로 인한 경영난이지만,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황은 불안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2011년 자본 전액 잠식 상태에 빠졌고, 흑자를 낸 2018년에도 자본잠식률은 47.9%에 달했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 9월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해 매각을 추진했고, 그해 12월 제주항공과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은 원활한 인수를 위해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지만, 제주항공이 지난해 7월 코로나19 불확실성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지하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지난해 8월부터 재매각을 추진한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계 불황 여파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인수자 없이 올해 2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기업 청산 위기에 몰렸다.
여기에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의 횡령·배임 의혹이 불거지며 비리 기업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이 의원은 544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 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 기소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성정과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성정은 본입찰에 참여한 쌍방울그룹을 제치고 우선 인수권을 행사하며 최종 인수자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합의와 유상증자 등 회생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내 회생절차를 조기 졸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 불황에 LCC 경쟁 치열…노사 갈등도 과제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트래블 버블' 체결 본격 추진으로 국제선 운항 재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인도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상황은 다시 악화했다.
이스타항공도 다른 LCC와 마찬가지로 국내선 운항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미 국내선이 공급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LCC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며, 국내선 고객 유치를 위해 특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기존 LCC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신생 LCC를 포함해 총 8개사가 있다.
노조 문제가 이스타항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0월 경영난을 이유로 605명을 정리해고했고, 이 과정에서 조종사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며 노사 갈등이 빚어졌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달 41명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했지만, 이스타항공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했다.
이스타항공은 정상화 이후 희망 퇴직자, 정리해고자, 자연 퇴사자(스스로 사표를 낸 직원) 순으로 복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재직 직원 대다수인 420명이 가입된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가 정상화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노사 갈등이 증폭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근로자연대는 입장문을 통해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한다"며 "불가피한 상황에서 회사를 떠난 동료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의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제주항공에서 받은 계약금 등 234억5천만원도 반환해야 한다.
◇ 성정, 자금조달 우려에 "오너 개인 재산 투입"
성정은 일반적으로 인수 전 실시되는 정밀실사도 생략한 채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이스타항공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정과 관계사인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 대국건설산업의 지난해 총 매출이 383억원에 불과해 2019년 기준 5천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스타항공을 경영하는데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달 50억원 이상의 고정비 지출을 포함해 이스타항공 정상화까지 1천500억원가량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성정은 회사 자금이 아닌 오너 일가 개인 자산을 투입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골프장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의 대표는 형남순 회장이며, 성정은 형 회장의 아들인 형동훈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오너 일가 자산은 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성정의 자산 규모를 확인하고 충분히 인수 가능하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린 것"이라며 "자금 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