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리더의 말과 제스처, 그리고 패션을 통한 이미지 정치
G7정상회의에서 마스크 없이 마주한 세계 정상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지만, 이번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은 모처럼 노 마스크 차림으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2일(현지 시간) 영국 남서부 끝자락에 위치한 휴양지 콘월에서 마주 앉은 세계 정상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었다.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정상회의 방역 지침이 한결 완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의장국인 영국의 존슨 총리부부와 인사하는 장면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팔짱을 끼고 들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뉴스를 통해 봤다. 의장국인 영국의 존슨 총리 부부와 얼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며 반갑게 팔꿈치 인사를 주고 받았다. 백신 접종으로 노마스크 차림이지만 아직은 위생차원에 적절한 인사매너라고 생각한다.

자리배치로 느끼는 환대

스가 일본 총리를 마스크 쓰고 맞이한 영국이 문 대통령 내외는 마스크 없이 맞았다. 그리고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논의하는 첫 확대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의장석 바로 옆자리에 배치했다. 회의장에서 문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오른쪽에, 바이든 대통령은 존슨 총리의 왼쪽에 자리했다.

세계정상들이 함께 하는 자리인만큼 자리배치가 주는 의미는...

청와대 관계자는 “다자회담 때 자리배치가 국가의 위상을 상징한다”며 “존슨 총리를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이 양 옆에 앉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의 ‘K-방역’이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확대회의 이후 이뤄진 기념사진 촬영 자리배치

문 대통령은 맨 앞줄 바이든 대통령과 존슨 총리 사이에 섰다. 이 때도 정상들은 노마스크로 밝은 표정을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문 대통령 뒷줄 가장 오른쪽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초대국으로서 예우를 해준것인지 아니면 영국 나름대로의 의전기준이 별도로 있는지 보도된 바는 아직 없다.

G7 정상회의 각국 정상 배우자들 활동

스가 총리의 부인인 마리코 여사와는 "이렇게 처음 만나게 돼 반갑다"며 인사를 나눴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미국의 질 바이든 여사는 "미국에 꼭 한번 와 달라"고 초대했고, 김 여사는 "기꺼이 응하겠다"며 화답했다고 한다. 특히 김정숙여사가 미국의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나란히 찍은 활짝 웃는 표정의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정상회의 배우자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대화들

김정숙 여사가 12일 영국 콘월 미낙극장(Minack Theatre)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참석자들과 어떤 대화들을 했는지 보도가 되었다. 김 여사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배우자 브리짓 마크롱 여사와는 팬데믹 시대 교육 문제와 원격수업으로 인한 교육 격차의 심각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영국 존슨 여사에게는 "의미 깊은 공연을 함께 관람할 기회를 마련해줘서 기쁘다"며 "결혼을 축하한다"고 덕담을 나눴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캐리 존슨 여사와 생애 세 번째 결혼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과 동행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행동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 도착한 직후 서퍽에 위치한 로열 공군기지 밀든홀에서 미군 장병과 가족들을 만났다. 여기서 질 바이든 여사가 자신이 연설하던 도중 다른 곳을 돌아본 남편에게 "조, 집중해요(Joe, Pay attention)"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했길래?

바이든 여사가 먼저 연설을 하던 도중 바이든 대통령이 연단 뒤에서 환호를 보낸 청중을 돌아보고 팔짱을 낀 채 인사를 나눈 것이다. 그러자 바이든 여사는 집중해달라는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 소리를 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반응은?

이에 바이든 대통령이 곧바로 여사 쪽으로 몸을 돌려 거수경례를 했다. 그리고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연설을 경청하자 청중은 폭소를 터트렸다. 관련 영상은 백악관 유튜브 계정에 올라와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영부인이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인 남편에게 이처럼 '주의'를 주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일텐데요. 바이든 여사의 소통스타일이 전형적인 스타일은 아닌 듯 하다. 바이든 여사는 영국에서 근무 중인 미군과 그 가족들에게 "당신들은 영웅이다. 우리를 대표해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 해군 대원의 딸이자 이라크에서 1년간 복무한 아들의 어머니로서 우리의 첫 해외 순방의 시작을 여러분과 함께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는등 자신의 생각을 주관있게 말하는 스타일로 분석된다.

정상회담에서 패션과 메시지 이미지가 주는 의미

바이든 여사는 영국 콘월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부부를 만나는 자리에서 등에 반짝이는 모조 보석으로 'LOVE'라는 글자가 새겨진 검은색 재킷을 입었다. 재킷에 새겨진 LOVE가 무엇을 뜻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바이든 여사는 "미국에서 사랑을 가져온다는 뜻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전염병 대유행이 발생한 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일체감과 희망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외신들은 바이든 여사가 외교 무대에서 사랑과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건넨 옷을 입은 패션 외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지는 자리배치, 인사, 대화, 패션 등의 이미지는 그 자체가 국격이고 메시지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