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면적 63.4㏊…4∼5월 잦은 비로 평년보다 2배 이상 늘어
농식품부 자연재해 인정하고도 보상 인색…실질적 지원 요구

충북 단양에서 육쪽마늘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벌마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벌마늘은 마늘쪽에서 다시 싹이 돋는 2차 생장 현상이다.

6개 정도여야 할 마늘쪽이 10여개로 갈라지고 알이 작아져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17일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단양의 벌마늘 피해면적은 63.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 전체 마늘밭 281㏊(1천42농가)의 22.6%에 해당하는 규모다.

벌마늘 피해는 예전에도 10% 미만 수준에서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피해가 심각하다.

원인은 마늘 인편(쪽)이 굵어지는 지난 4∼5월 하루걸러 하루꼴로 내린 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과다 공급된 수분을 흡수하기 위해 마늘쪽이 많아져 벌마늘이 됐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마늘 수확을 시작한 농민들의 시름이 깊다.

이명휘 마늘생산자협회 단양군지회장은 "농가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70% 가까이 피해가 생긴 곳도 있다"며 "벌마늘만 빼고 수확할 수도 없고, 인건비는 인건비대로 들어가게 생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벌마늘을 자연재해로 분류해 농약값 명목의 복구비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최근 단양의 벌마늘 피해현황을 조사한 뒤 일정 규모 이상의 피해를 본 37㏊에 대한 복구비 1억2천150만원(국비+지방비)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들 농가에는 단양군 차원의 지원책이 별도로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선 농가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 지회장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종자대, 농약값조차 건지지 못할 판인데 농약값 조금 준다고 무슨 도움이 되느냐"라며 "재해로 인정해 기대하게 해놓고서는 생색만 내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농민에게는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현실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