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이후 60년간 170편 제작…기념 공연 '외노자 뚜야' 무대에
전북 연극 발전의 주춧돌 역할을 해온 '전주 창작극회'가 올해로 창단 60주년을 맞았다.

창작극회는 1961년 전북대 극예술연구회가 중심이 돼 30여 명으로 조직됐다.

초대 대표에는 '전북 연극의 대부'로 불리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박동화(1911∼1978) 선생이 취임했다.

그는 화백들이 기증해준 미술품을 판 돈으로 연극의 막을 올렸던, 그렇게 올린 무대가 수백 채의 집보다 값진 것으로 여겼다고 한다.

"내 몸뚱어리에 죽음이라는 이름의 화려한 상장(喪章)을 둘러 마지막의 내 호흡이 끊어진다면 나와 동일한 다른 운명의 소유자가 나의 독백을 이어받아 나의 독백은 두고두고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박동화 선생의 대표작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의 한 부분이다.

창작극회는 창립 공연인 '나의 독백은 끝나지 않았다'(박동화 작·연출)를 시작으로 뚝심 하나로 창작극을 통해 세상과 소통했다.

창작극회는 창립 초기부터 창작극에 무게를 실었다.

지역의 현실, 역사 등을 소재로 삼은 사실주의 계열의 창작극을 중심에 둔 작품 경향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전북 인물 발굴 시리즈로 동학농민혁명 전봉준 장군과 독립운동가 이석용 선생, 조선 시대 논란의 인물인 정여립 등을 재조명했다.

2016년에는 경찰과 검찰의 부실 수사와 진범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치사사건'을 다룬 '귀신보다 무서운'을 무대에 올렸다.

지금까지 '싸우지 맙시다', '꼭두, 꼭두!', '서울로 가는 전봉준', '늙은 부부 이야기', '아빠들의 소꿉놀이', '필경사 바틀비', '아부조부' 등 작품 170편을 공연했다.

창작극회는 창단 6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독일 천재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의 작품 '보이첵'을 각색한 '외노자 뚜야'를 다음 달 6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실제 발생한 형사사건을 극화한 원작은 표현주의적 드라마의 효시가 된 작품이다.

박규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작년처럼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며 "앞으로 예술창작 환경이 보장되도록 노력하고 연극을 통한 따뜻한 세상 만들기에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