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행군' 당시 수준…위성사진 바탕 예상치로 남북 발표와는 차이

북한의 올해 쌀 생산량이 136만t으로, 식량난이 극심했던 '고난의 행군'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7일 미국 농무부(USDA)의 '쌀 월간 전망' 4월호 통계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2020/2021년 쌀 생산량은 136만t으로 예상됐다.

지난해(2019/2020년)와 재작년(2018/2019년)에 이어 올해도 동일하게 136만t을 전망하며, 쌀 생산이 3년째 저조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또 북한의 올해 쌀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11만8천t 늘어난 15만t으로 전망했다.

미 농무부는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북한 농작물 재배 현황을 파악해 매달 북한의 주요 작물 수확량을 예상하고 있다.

농무부의 올해 북한 쌀 생산량 전망치는 아사자가 속출해 이른바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던 북한의 1990년대 식량난 당시 수준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집계된 북한 주요 식량작물 생산량(정곡 기준) 통계에 따르면 1995년 쌀 생산량이 121만1천t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65년(125만8천t)보다도 적었다.

이후 1996년 134만t, 1997년 150만3천t, 1998년 146만1천t으로 더디게 증가하다가 2005년에야 200만t을 넘겼다.

다만 USDA 전망치는 최근 몇 년 새 농촌진흥청 통계를 바탕으로 한 KOSIS 집계치와 차이를 보여왔다.

USDA는 재작년과 작년 모두 쌀 생산량이 136만t에 불과할 것으로 봤지만, KOSIS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의 쌀 생산량은 223만6천t으로 역대 최대치였으며, 2020년에도 202만1천t으로 상당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지난 8일 노동당 최말단 조직 책임자를 모은 세포비서대회 폐회사에서 "불리한 자연 기후조건에서도 최고수확 연도 수준을 돌파한 농업 부문의 결실"을 언급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