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후 첫 경기서 승리투수
LG 유광점퍼 입은 함덕주 "첫 승 공은 당연히 감독님께"
"유광점퍼, 아직 어색하지만, 잘 어울린다고 많이 말씀해주시네요.

"
좌완 투수 함덕주(26)가 LG맨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LG 트윈스의 승리를 이끈 뒤, LG '가을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인터뷰에 나섰다.

함덕주는 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서 1⅓이닝 무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2-1 승리를 이끌었다.

함덕주는 1-1로 맞선 6회말 에런 알테어, 권희동, 박석민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NC 타선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LG 타선은 7회초 2-1 역전에 성공했고, 함덕주는 7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강진성을 뜬공으로 잡은 함덕주는 김찬형과 이명기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위기 속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하지만 정우영이 박민우를 병살로 잡아 이닝을 끝내줬다.

동료의 도움도 받쳐준 덕분에 함덕주는 승리투수가 됐다.

의미 있는 1승이었다.

지난해까지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함덕주는 개막을 열흘 앞둔 지난달 25일 깜짝 트레이드로 LG에 왔다.

이날 경기는 LG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첫 정규시즌 경기였다.

함덕주는 "너무 떨렸다.

새로운 느낌으로 개막을 맞이하니 많이 긴장도 했다.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첫 이닝에서 삼진 3개를 잡은 비결이었다.

함덕주는 "무조건 삼진을 잡으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동점이었고,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균형이어서 공 하나하나에 신경 썼다"며 "삼진을 잡은 것보다 6회를 잘 넘긴 것에 조금 만족했다"고 말했다.

7회에 연속 볼넷을 던진 것에 대해서는 "긴장이 풀렸고, 다음 타자를 더 완벽하게 잡으려는 욕심을 부리다가 공이 빠졌다"며 아쉬워했다.

함덕주는 원래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3일 개막전이 비로 취소되는 바람에 이날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함덕주는 "선발로 던지려고 생각하고 있다가 오늘 중간에 던진 것도 색다른 느낌"이라며 "진짜 야구 말고 다른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라며 기분 좋은 긴장 상태를 즐겼다.

그는 오는 9일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라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욕을 다졌다.

이적 후 첫 승을 거두면 기념구를 챙길 법도 하지만, 함덕주는 빈손으로 돌아간다.

공은 이날 사령탑 데뷔 첫 승을 거둔 류지현 LG 감독에게 전달됐다.

함덕주는 "첫 승이어서 갖고 싶은 마음이 있기는 했지만, 감독님 첫 승이 우선"이라며 웃었다.

함덕주는 "LG에 온 이후 형·후배들이 먼저 말도 걸어줘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며 "시간도 금방 가고 자연스럽게 재밌어진다"며 고마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