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 생태와 문화·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

▲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 = 이광호 외 지음.
퇴계 이황(1501~1570)은 '동방의 주자'로 불린 조선시대 대유학자다.

성호 이익은 퇴계를 공자, 맹자에 견주어 '이자(李子)'라고 하기도 했다.

책은 안동 도산서원의 참공부모임 회원들이 2019년 봄, 퇴계의 마지막 귀향길을 그 옛날 일정대로 도보 답사한 기록이다.

서울에서 안동까지 243km(나머지 30여 km는 선박 이용)를 13일 동안 걸었는데, 이를 13인의 학자가 구간별로 나눠 썼다.

그 해는 퇴계의 마지막 귀향 450주년이었다.

700리 여정은 서울 광화문에서 시작해 남양주, 양평, 여주, 충주, 단양, 죽령, 영주, 안동 도산서원으로 이어진다.

봄날의 고운 꽃들과 그 곁에 반짝이며 이어지는 남한강, 밟기만 해도 포근함이 느껴지는 흙길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도산서원 참공부모임은 퇴계의 정신을 참답게 공부하고 세상에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2015년 조직됐다.

푸른역사. 296쪽. 1만7천원.
[신간]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
▲ 한국의 새 생태와 문화 = 글 이우신. 사진 조성원·최종인.
지은이인 이우신 서울대 산림과학부 명예교수는 1970년대 초반, 큰고니와 가창오리 등이 찾아오던 새들의 낙원이자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에서 새를 관찰했다.

1970년대 후반에는 광릉숲에서 지금은 사라져 표본과 사진마저 변변히 남아 있지 않은 크낙새의 소리를 보고 들으며 대학원 연구를 시작했다.

이 책에는 처음 관찰했던 초심을 담아 한국의 새들의 생태와 행동, 분포뿐 아니라 그동안 수집한 새와 관련된 동서양의 문화도 상세히 정리돼 있다.

민물가마우지, 황새, 저어새, 청둥오리, 물수리, 황조롱이, 두루미, 수리부엉이, 쏙독새, 후투티, 팔색조, 종다리, 직박구리, 노랑딱새, 방울새 등 122종의 새들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지오북. 576쪽. 4만9천원.
[신간]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
▲ 세상에서 가장 짧은 미국사 = 폴 S. 보이어 지음. 김종원 옮김.
미국 역사는 언제 시작됐을까? 보통은 13개 식민지 대표들이 독립을 선언한 1776년 7월 4일로 본다.

한쪽에선 '아프리카인 노예'가 처음 아메리카 대륙을 밟은 1619년 8월을 시작점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자 원주민 커뮤니티는 유럽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의 역사를 강조한다.

1966년 하버드대에서 미국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평생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2년 타계했다.

책에서 그는 미국사를 식민지 시절도 아니고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시점도 아닌, 선사 시대부터 21세기까지를 시대순에 맞춰 아홉 개의 주제로 요약해 방대하게 다뤘다.

이야기는 1만5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에 지금의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얼음 다리'를 건너온 사람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퍼져나간 것에서 시작한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른바 '신대륙 발견' 이전에도 북아메리카에서만 약 1천만 명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나? 미국사를 새롭게 봐야 하는 이유다.

위즈덤하우스. 240쪽. 1만6천원.
[신간] 퇴계의 길에서 길을 묻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