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는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정훈 교수 연구팀이 현미경 대물렌즈 중앙 영역을 통과하는 빛의 경로를 선택적으로 수정해 또렷한 초점을 만드는 새로운 파면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박 교수팀은 이 기술로 7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두께의 쥐 뇌 조직 뒤에 숨겨진 형광 비즈(구슬)를 또렷이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생체 조직은 100㎛ 두께가 되면 광학 현미경 투과 관찰이 힘들다.
생체 조직의 구성 물질이 단백질, 지질 등으로 다양해 빛의 산란이 많기 때문인데, 빛이 산란하면 초점이 맞지 않아 이미지가 흐릿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산란한 빛의 경로를 수정해 원래 목표인 초점으로 보내는 파면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생체 조직 내에서는 대부분의 빛이 진행 방향으로 산란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물렌즈 가장자리를 통과해 조직으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일수록 조직 내에서 가장 많은 거리를 이동하고, 조직 내부의 세포 등과 부딪히면서 에너지 소모가 많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파면 제어법은 대물렌즈 가장자리를 통과하는 '저에너지 빛'은 버리고 중심 영역만 통과하는 '고에너지 빛'만 골라 초점으로 보내 초점 세기를 강화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다.

제1 저자인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진형원 연구원은 "생체 조직과 같은 매질(빛이 통과하는 물질)에서는 기존 방식을 벗어나 고에너지 빛만 선택적으로 파면 제어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이미징 방식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박정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법은 생체 조직 내로 빛을 투과시켜 병변을 치료하는 기술이나 조직의 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 등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은 개구수(현미경의 밝은 정도나 해상력을 나타내는 수)를 줄였음에도 고품질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존 이론과 대비된다.
일반적으로 개구수는 이미지 해상도와 비례하는 값이다.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옵티카'(Optica) 4월호에 출판될 예정이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포스코청암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