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몬스터 '고질라'와 유인원의 왕 '콩', 두 괴수가 정면으로 충돌한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두 괴수의 격돌…영화 '고질라 vs. 콩'
지난해 개봉을 미뤄오다 25일 베일을 벗은 영화 '고질라 vs. 콩'은 막강한 힘을 가진 고질라와 콩이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이냐는 호기심 어린 질문에 강렬한 액션으로 답한다.

워너브러더스의 '몬스터 버스' 프로젝트의 마지막 편으로 일찍이 주목을 받았던 영화는 인류에게는 콩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시작된다.

고질라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미국의 최첨단 연구회사인 에이펙스를 무참하게 공격하게 되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인간들은 콩과 함께 타이탄의 고향인 '할로우 어스'에 있는 에너지원을 찾아 나선다.

이번 영화가 기획된 이유기도 한 고질라와 콩의 대결은 지구상에 가장 거대한 존재들의 격돌로 위압감뿐 아니라 압도적인 타격감을 보여준다.

두 괴수의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묵직한 액션신을 원했던 관객이라면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두 괴수의 격돌…영화 '고질라 vs. 콩'
고질라와 콩의 첫 만남은 바다에서 이뤄진다.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고질라와 유인원인 콩의 대결은 사실 예견된 결과로 치닫지만, 이 시퀀스는 라이벌 관계에 있는 고질라와 콩의 대결 구도를 뚜렷이 한다.

또 인간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고질라와 인간을 보호하는 콩이 싸움을 벌인다는 영화의 표면적인 서사를 강조하기도 한다.

두 번째 만남이자 마지막 대결 장소인 홍콩의 도심은 고질라와 콩의 큰 몸집이 돋보이는 배경이다.

해안선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있는 높고 화려한 건물들은 두 괴수의 몸싸움에 박살이 난다.

홍콩은 고질라가 분노에 차 꼬리를 휘두르고, 콩이 고질라의 펀치에 나뒹굴 때마다 건물들이 우르르 무너져 내리고 쓰러지면서 쑥대밭이 된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두 괴수의 격돌…영화 '고질라 vs. 콩'
고질라가 입으로 뿜어내는 푸른색 화염과 콩이 할로우 어스에서 가져온 도끼의 위력도 볼거리다.

콩의 도끼는 때때로 푸른색 빛을 내는데 이는 고질라의 몸 전체에 퍼져있는 방사능이 뾰족뾰족하게 튀어나온 등 부분에서 내비쳐지는 색과 비슷해 마치 둘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느낌도 든다.

영화는 고질라가 갑자기 인간을 공격하게 된 비밀이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영화는 전작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2019), '콩: 스컬 아일랜드'(2017)과 독립적인 이야기로 전개되지만, 위기 상황에서 인간을 구해줬던 두 괴수의 행적을 알고 있다면 캐릭터에 몰입하기에 더 좋다.

이번 영화에서 눈에 띄는 인간 캐릭터는 콩과 교감하는 청각장애 소녀 '지아'다.

지아와 콩은 특별한 유대감을 갖고 눈빛과 수화로 소통한다.

2005년 영화 '킹콩'에서 야수인 킹콩이 여주인공을 보호하는 역할이었다면, 지아는 인간 세상에 홀로 갇힌 콩을 대변하는 존재다.

지아를 연기한 카일리 하틀은 실제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신인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지아를 제외한 인간 캐릭터가 영화에서 하는 역할은 미미하다.

고질라와 콩의 격돌을 앞뒤에서 끌고 밀어줘야 할 서사도 느슨하다 보니 액션신을 제외한 장면들은 흥미가 떨어진다.

결론 역시 다소 진부한 느낌이 있다.

지구상 가장 거대한 두 괴수의 격돌…영화 '고질라 vs. 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