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에 진출하면 기업이 누릴 수 있는 잇점은 많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목표 시장을 넓힐 수있으며, 위험을 분산시켜, 경영의 안정성을 높여,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바탕을 이룰 수있다. 이제부터 그 잇점들 하나하나 자세히 알아보자. 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수출로 이룰 수 있는 규모의 경제부터 알아보자.
수출을 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이유
발가략 양말 공장을 운영하면서 약 45대의 편직기계로 한 달에 약 10만 켤레이상을 수출하였다. 그런데 이 수량은 한국에서 절대로 소비할 수 없는 수량이었다. 한국이 5000만명이라고 하지만, 여자들을 빼고, 어린이빼고, 노인들빼고, 발 건강에 문제없는 사람 빼고, 발가락양말 싫어하는 사람빼면 실제로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는 한달에 잘해봐야 5만켤레이상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유행의 속도가 빠르고 사람들의 개성이 강해서 시장을 세분화하다보면 어느 물건이든지 팔 수 있는 시장을 찾아보면 매우 작다. 그래서 공장을 가진 사람들, 뭔가를 만들어 파는 사람들은 해외 시장으로 나가지 않으면 성장의 한계에 금방 부딪치게 된다. 그래서 기업인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꼭 수출을 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규모의 경제’를 말한다. 우선 숫자로만 보아도 한국은 5000만명인데 비하여 세계로 나가면 65억명의 소비자들이 나를 위하여 즐비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수출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나의 시장규모는 수 백배로 확 늘어난다. 게다가 수출오더의 규모는 내수 의 판매량과는 차원이 다르다. 수출 한 번의 오더는 내수오더 100배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 이유로 일단 바다건너 멀리 떨어져있는 나라간의 주문이다. 내수 오더야 아침에 주문해서 저녁에 받을 수있고, 실제로 운송비도 별로 들지 않는데다가 관세나 해상보험료도 없다. 하지만 무역에는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들이 만만치 않게 많다. 그런 비용을 100만원어치하면서 일일이 지불할 수는 없다. 그러니 한 번에 많이 주문해서 간접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들을 줄여야 한다. 내가 수입할 때도 그렇다. 신발은 1억원어치 들여와서 팔지만 실제로 주문을 받을 때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번에 5만원, 10만원어치씩 주문을 받거나, 아예 유통업체에 위탁판매하기 위하여 200-300만원어치 미리 주는 정도이다. 그러니 일단 1회당 주문의 단위가 내수 판매보다는 당연히 커야 한다. 그리고 미국, 유럽, 중국등의 큰 나라에 수출하기 시작하면 한국에서 소비되는 양보다 기본적으로 커야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래서 수출하는 사람들은 ‘더도 덜도 말고 빅바이어 한 사람만 만나면~~’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만큼 수출을 시작하면 사업의 규모가 커질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뜻이다.
생산비용의 절감
양말을 100켤레 만들때와 100,000켤레 만들때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규모의 경제’란 생산단가가 규모가 크면 제품 평균생산비용이 하락하는 현상이다. 생산 시설을 운영하다보면 생산비용에는 생산량의 증감과는 상관없이 일정한 고정성 경비와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변동비가 있다. 그런데 고정비는 언제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제품 한 개당 들어가는 비용으로 나누면 점점 더 줄어든다.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을 이런 관점에서 나누어본다면 아래의 3가지로 구분할 수있다.
생산비에는 생산량의 증대에 따라,
1) 원부자재비, 포장용품비등과 같이 정비례적으로 증가하는 비례적 비용,
2) 감가상각비, 지대, 이자등과 같은 변동폭이 거의 없이 일정한 고정비용,
3) 노무비나 감독비와 같이 늘어나지만 비례적으로 늘지않는불비례적 비용이 있다.
위의 3가지 비용중 고정비용과 불비례적으로 증가하는 비용이 제품의 평균 생산단가를 낮춘다.


실제로 장사하다보면
작은 회사는 설움을 많이 받는다. 큰 기업이나 유통업체에 납품을 할려고 해도 작은 회사라 못 미덥다고 거래 파트너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리고 물건을 사는 데도 비싼 값에 사야한다., 만일 내가 한국에서만 발가락양말을 팔려고 했다면 난 규모의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다시피 양말산업이야말로 지극히 영세하고, 노동집약적인 분야이다. 대부분의 양말 공장들은 작은 건물의 지하에 기계를 십수대놓고 부부가 밤을 새며 돌려서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생산자는 많은, 그래서 80년대말 이후에 중국과 경쟁에서 제대로 이겨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경쟁을 할 수있었던 것은 순전히 수출로 인한 대량 생산체제 덕분이었다고 할 수있다. 거의 완전경쟁에 가까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생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의류는 물론 섬유, 철강은 물론이고 항공이나 해운 서비스에서도 비용상의 우위가 필수이다. 그리고 비용우위를 창출하는 가장 큰 동력은 역시 규모의 경제이다. 그런데 한국에만 머물러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 요즘 다시 양말로 수출을 하는 방안을 고려해보고 있다. 그 당시 나를 괴롭히던 몇 가지 문제가 해결되었고, 생산방식도 상당히 자동화되었다. 게다가 한-미FTA, 한-EU FTA가 체결되었다. 할인된 관세액만큼의 가격졍쟁력과 높아진 중국에서의 생산비를 감안하면 가격면에서 중국과도 어느 정도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지하의 공장에 뿔뿔이 흩어져있는 소규모 양말공장들을 모아서 규모의 경제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럼 승산이 분명히 있다. 그게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