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사진)은 “가치투자자라고 해서 고성장 기술주를 피하려고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가격이 싼 주식을 찾는 것이 가치투자의 본질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마크스 회장은 1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가치투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불확실성이 작고 예측이 쉬우면서 가격이 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란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자리잡았다”며 “이제는 가치투자자들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크스 회장은 세계 최대 고위험·고수익 채권 전문 운용사인 오크트리캐피털의 공동 창업자다.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시장 역행 투자자(contrarian)’로 그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모’는 월스트리트의 필독 콘텐츠다.

마크스 회장은 지난해 이후 펼쳐지고 있는 강세장에 대해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보다 앞서 나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주가는 앞으로 있을 큰 폭의 경제 회복을 미리 반영한 것이며 아직은 위험한 수준까지 고평가됐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기술주와 관련해 그는 “단순히 ‘주가수익비율(PER)이 30배이니 비싸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역동적인 미래가 예상되는 성장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고정돼 있는 숫자와 지표에 얽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