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과 방황' 번역출간…"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납시다"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우주를 향한 그의 오랜 꿈에 더욱 전념하게 됐다.

베이조스는 아마존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남겠지만, 자신이 세운 항공우주회사 '블루 오리진'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그의 행선지는 왜 우주일까? 번역 출간된 책 '제프 베조스, 발명과 방황'(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해 11월 'Invent and Wander'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 책은 베이조스의 인터뷰들과 달착륙선 블루문의 공개 행사의 기자회견, 프린스턴대학 졸업 연설 등을 재구성한 1부와 아마존 CEO로서 1997년부터 쓴 주주 서한을 묶은 2부로 나뉜다.

그는 이 책에서 아마존을 어떻게 설립하고 성공시켰는지, 경영의 핵심 원칙과 철학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베이조스가 우주에 대한 열망을 갖기 시작한 것은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TV로 지켜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었다.

"거실 TV로 그 장면을 봤던 게 기억납니다.

부모님과 조부모님이 대단히 흥분하셨던 것도요.

어린아이들은 그런 종류의 흥분을 민감하게 포착합니다.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아는 거죠. 그것이 제 열정의 원천이 됐습니다.

"
베이조스를 '스타 트렉'을 한 편도 빠짐없이 기억하는 광팬으로 만든 것도 이런 우주에 대한 흥분감이었다.

그는 열 살이던 1974년에는 휴스턴의 초등학교 컴퓨터실 단말기로 '스타 트렉' 게임을 하며 놀았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졸업생 대표로 했던 고별사에서도 우주 탐험을 얘기했다.

다른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고 우주 호텔을 지으며 제조업을 옮길 다른 장소를 물색해서 우리의 연약한 행성을 지킬 것인가 하는 내용의 연설로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납시다!"라고 연설을 맺었다.

이처럼 우주를 연구하는 이론물리학자를 꿈꿨던 그는 물리학을 공부할 생각으로 프린스턴 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3학년 때 양자역학 수업에서 편미분방정식 문제를 풀지 못해 끙끙댔는데 스리랑카 출신 친구가 간단하게 답을 찾아낸 것을 계기로 그 꿈은 접었다.

자신은 결코 뛰어난 이론물리학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컴퓨터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이 결정은 아마존이란 세계 최고 기업을 일궈내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그는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두 가지 가치는 이 책의 제목인 '발명과 방황'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CEO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도 이어진다.

"끊임없이 발명하세요.

그리고 아이디어가 처음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세요.

방황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호기심이 여러분의 나침반이 되도록 하세요.

항상 첫날로 남을 수 있게 하세요.

"
책에는 '스티브 잡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으로 유명한 전기 전문작가이자 타임(TIME) 편집장을 지낸 월터 아이작슨이 쓴 전기에 준하는 서문이 수록됐다.

아이작슨은 베이조스가 가진 인문학과 기술,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이 우리 시대의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 있는 혁신가로 만든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베이조스의 성공 원칙을 5가지로 정리한다.

그 원칙은 장기적 관점으로 집중한다, 집요하고 열정적으로 고객에 초점을 맞춘다, 파워포인트와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을 피한다, 큰 결정에 초점을 맞춘다, 적절한 사람을 고용한다 등이다.

이영래 옮김. 396쪽. 2만2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