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예산 소요 '트램' 대신 트롤리형 버스 운행 방침…6억원 예산 투여
전남 곡성군이 증기 기차와 레일바이크에 더해 지역 관광의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트램 도입을 기획했으나, 낮은 경제성에 '트롤리형 버스'를 2022년에 도입·운행하기로 했다.

이미 디자인 용역을 마치고 올해 준비가 본격화되지만, 추가 관광객 운송 수단 도입에 기존 지역 운송업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어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

20일 곡성군에 따르면 기차마을 관광객을 곡성읍, 압록권역으로 유입하기 위한 대안으로 트롤리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6억원의 예산으로 버스 2대를 구매해 트롤리형으로 리모델링하고, 차고지·정류장을 설치하고 지도도 제작한다.

2022년 1월부터 운행을 시작할 계획인데, 운영은 민간에 위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차마을과 곡성읍권·압록권역을 각각 왕복하는 노선을 먼저 운행하고, 향후 곡성군의 다른 관광 명소인 동화정원·침실습지·곡성스테이션 1928 등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기차마을 방문객들의 곡성읍권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곡성은 애초에는 노면전차인 트램을 도입하려 했다.

그러나 2019년 진행한 경제성·타당성 용역 결과 비용편익비(B/C) 0.1, 수익성 지수(PI) 0.094 등(B/C는 1 이상, PI는 1 이상이어야 수익성 있는 것으로 판단)으로 낮게 나왔다.

특히 트램 건설비만 총 327억원이 들고, 운영비는 해마다 14억7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지방재정심사 통과가 어려워 포기했다.

대신 곡성군은 무궤도 전차인 트롤리버스 운행 사업을 대신 진행하기로 결정, 2대 버스 차량을 트롤리 모형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대구, 울산, 남양주, 순창 등에서 관광버스나 시티투어버스 형태로 트롤리버스를 운영 중이고, 전남에서는 순천과 담양에서 트롤리버스 운영을 하고 있다.

곡성군은 트롤리버스 도입으로 차별화된 관광콘텐츠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지역 운송업계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곡성지역의 한 운송업 관계자는 "곡성군 측에서는 트롤리버스 운영에 따른 일반 버스와 택시의 승객 감소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손님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19에 운영난에 처한 지역 운송업계에 트롤리버스 도입은 날벼락 같은 소리다"고 지속해서 반대 의사를 표명할 것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곡성군 관계자는 "트롤리버스 승차권 발권을 기차마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할 방침으로, 기존 운송업계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모임이 제한돼 지연되고 있지만, 지역 운송업계를 대상으로 사업설명과 협의를 거쳐 설득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해 트롤리버스 운영을 지역 버스 사업자에게 맡기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