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디지털 전환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는 은행권이 점포 수를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이 216개의 점포를 없앤 데 이어 올해에도 디지털·비대면화 강화 흐름 속에 점포 구조조정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25일 영업점 20곳을 통폐합하고, 신한은행도 다음달 1일 서울 용산 원효로지점, 서울 종로 함춘회관 출장소, 부산 해운대구 신한PWM해운대센터 등 3개 점포를 폐쇄한다.
하나은행도 1∼2월에 서울 용산구 이촌동과 강남구 역삼동 소재 영업점을 통폐합해 점포 2개를 줄인다.
우리은행은 1∼2월 중 경기 분당 정자지점 1곳을 폐쇄한다.
이어 3∼6월에 17곳, 7∼12월에 17곳의 영업점을 각각 폐쇄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점포 계획을 전년 실적을 반영해 3월부터 수립할 예정이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2017년 대대적인 영업점 통폐합 이후 4년 만에 점포 수를 더 줄인다.
이달 16일 경기 안산지점, 서울 대치 출장소, 동부이촌동 출장소, 동춘동 출장소 등 4곳을 통폐합해 총 영업점 수가 기존 43개에서 39개로 줄어든다.
5대 시중은행은 코로나19로 '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지난해 점포 수를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축소했다.
5대 은행의 전국 점포 수는 2019년 말 4천640개에서 작년 말 4천424개로 216개나 줄었다.
2018년 38개, 2019년 41개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점포 수가 1천121개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 972개, 신한은행 859개, 우리은행 821개, 하나은행 651개 순이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도 2019년 말 216개였던 점포 수를 작년 말 200개로 줄였다.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이 점차 발달하면서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많이 드는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점포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오프라인 점포 특화 경쟁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각 지역 환경에 맞게 점포 형태를 다양화하거나 특색 있는 점포를 선보이는 '실험'을 하기도 한다.
신한은행은 작년 11월말 고객이 화상 상담 창구에서 전담 직원과 원격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미래형 혁신 점포 '디지택트(디지털+콘택트) 브랜치'를 서울 서소문 지점 안에 마련했다.
'디지택트 브랜치'는 2평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차릴 수 있고, 신한은행 디지털영업부 소속 전담 직원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대신해 전국 디지택트 브랜치를 통해 고객과 금융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대면·비대면 융합 점포'다.

자회사인 SC증권과 연계해 은행 지점에서 고객들에게 은행과 증권 상품을 원스톱으로 판매하며 폭넓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으로, 하반기 출범이 목표다.
앞서 KB금융그룹이 한 곳에서 은행, 증권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는 'WM(자산관리) 복합 점포'를 도입해 이를 빠르게 확대해가고 있다.
올해 영업점 35곳을 축소할 예정인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거점 점포 한 곳과 인근 영업점 4~8개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영업점 간 협업체계 '밸류 그룹(VG)'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같은 VG에 속한 영업점들이 공동 영업을 하며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고 불필요한 내부 경쟁을 지양하는 동시에, VG그룹 내 영업점별로 '특화 영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