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결국 경제다'를 주제로 열린 주택문제, 사다리를 복원하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야당의 '거부권(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사진)은 10일 문재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지도 않으면서 공수처 출범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지적했다.

"文 정부, 직무유기의 죄 저질렀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가) 무능과 직무유기의 죄를 저질렀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다른 나라 정부들은 백신을 조기 확보해놓고 곧 접종을 시작하는데, 우리는 언제 접종을 시작할지조차 불확실하다"며 "우리 정부가 유일하게 계약을 맺은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 명분은 내년 2~3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임상 3상도 끝나지 않아 미국 FDA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하면 된다고 하지만 확실치 않다. 내년 2~3월부터 4400만 명분을 접종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정부가 발표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백신 확보에 나섰을 때 우리 대통령과 보건복지부는 K-방역을 홍보하는 데 바빴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태흥빌딩 '희망 22'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만 강요할 권한 없다"

유승민 전 의원은 "어제 코로나19 확진자는 682명으로 대부분 수도권인데, 서울의 중증환자 입원 병상은 3개밖에 남지 않아 컨테이너 병상을 급조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위기상황에서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이 통과돼 다행'이라 하고 '탄소 중립 비전 선언' 같은 한가한 일에 열중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는 공수처니 탄소 중립이니 하는 것들을 치우고 백신을 최대한 빨리, 충분히, 다양하게 확보해서 국민에 보고하라"며 "국민이 어느 백신을 접종할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분명히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임상도 끝나지 않고 면역 효과도 떨어지는 아스트라제네카 한가지뿐이니 무조건 이걸로 주사를 맞으라고 정부가 강요할 권한은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하는 대통령이 설마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