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시각과 주인공 외 캐릭터 매력 반감 등은 한계
남자 구미호가 물고 온 전래동화 종합 선물세트.
4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 방송한 '구미호뎐' 마지막회 시청률은 5.8%(이하 비지상파 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최종회에서는 이연(이동욱 분)과 남지아(조보아)가 이랑(김범 등)의 희생으로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구미호뎐'은 반세기 넘는 세월 공포극의 단골이었던 구미호를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비튼 파격 설정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도깨비'(2016~2017) 속 저승사자 잔상이 강하게 남은 이동욱이 그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더한 구미호를 연기해 또 한 번 여심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이동욱 특유의 '까칠한 멜로남' 연기는 제작진이 설정한 '현대 남성 구미호'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그와 호흡을 맞춘 조보아 역시 물오른 연기력을 자랑하면서 당초 기대됐던 이동욱과 김범 간 브로맨스를 잊을 정도로 좋은 멜로 호흡을 보여줬다.

또 '구미호뎐'은 회차가 쌓일수록 풍성한 이야깃거리로 시청자를 몰입시켰다.

구미호뿐만 아니라 여우고개와 장승, 불가살이, 용왕무신도와 이무기, 여우구슬, 우렁각시와 어둑시니 등 다양한 설화와 캐릭터를 엮어 전래동화의 트렌디한 재해석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조연으로 등장한 '녹즙 아줌마' 어둑시니(심소영)는 신스틸러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구미호뎐'은 각 설화를 스릴러, 액션, 멜로 등 필요한 장르와 영리하게 엮어내면서 젊은 시청자와 중장년 시청자에게서 모두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또 다른 시청률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구미호뎐'은 일부 회차에서 40대 시청률이 동시간대 방송하는 SBS TV '트롯신이 떴다2'나 TV조선 '뽕숭아학당' 등을 제치기도 했다.

다만 여러 흥행 요소에도 시청률이 5%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로는 평일치고 지나치게 늦은 시간대 방송한 점과, 공포스러운 장면이 꽤 많은 장르였음에도 겨울에 편성된 점 등이 거론된다.

또 여러 설화를 섞으면서 이야기는 풍성해졌지만 개연성이 흩어지고, 주인공 이연을 제외하면 캐릭터들의 매력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구미호뎐' 후속으로는 문가영-차은우 주연의 '여신강림'을 방송한다.

한편, KBS 2TV '바람피면 죽는다'는 4.3%-5.8%, MBC TV '나를 사랑한 스파이'는 2.2%-2.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