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상자를 하루에도 수백 차례 옮기는 마트 노동자들이 "박스에 손잡이를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연합뉴스
무거운 상자를 하루에도 수백 차례 옮기는 마트 노동자들이 "박스에 손잡이를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제공, 연합뉴스
무거운 상자를 하루에도 수백 차례 옮기는 마트 노동자들이 "박스에 손잡이를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등 단체들은 2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트 노동자 절반 이상이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마트노조가 지난해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주요 대형마트 노동자 5177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3%가 중량물 진열 작업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을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상자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방안을 이른 시일 내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게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손잡이 설치가 추진되지 않는 주원인은 대형마트 사업주들의 책임 회피 탓"이라며 "마트 측은 무인계산대 도입이나 고객 편의시설에는 큰 비용을 투입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은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사업주는 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보조도구 등을 활용해 작업 환경을 개선할 의무가 있다.

노조 측은 "하루빨리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마트 노동자들은 계속 '골병'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대형마트는 협력·제조업체에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노동자들이 건강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