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군벌 전쟁 = 권성욱 지음.
'초한지', '삼국지'의 현대판이라고 할 만큼 수많은 영웅이 천하를 분점해 대결하는 청조 말기에서 장제스(蔣介石)의 북벌 완료까지 중국의 혼란한 역사를 다룬다.
위안스카이가 죽고 나라의 구심력이 사라지자 중국에서는 각지의 군사 실력자들이 천하 패권을 놓고 다투는 '군벌' 시대가 열린다.
1922년 제1차 펑즈(奉直)전쟁의 양 당사자인 장쭤린(張作霖)과 우페이푸(吳佩孚)는 서로를 '군벌'이라고 불렀으며 장제스는 북벌전쟁에 나서면서 북방의 군사 지도자들을 '군벌'이라고 불렀다.
공산당은 그 장제스까지 포함해 죄다 군벌로 치부했다.
중국 근대사에서 '군벌'이란 중국의 발전에 걸림돌이 됐고 국가와 민족에 큰 해악을 끼쳤다는 것이 오랜 통념이다.
그러나 일부 군벌이 폭정을 일삼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동북왕' 장쭤린의 경우 이름 석 자도 쓰지 못하는 마적 출신이었으나 지역의 정권을 잡은 후 아편 밀매를 금지하고 교육과 근대산업 육성에 힘을 써 동북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다.
그 밖에도 민중을 계몽하며 지역을 근대화하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 민족의 기운을 바로 세우려 한 군벌이 많았다.
또 청조 몰락 후 각지에서 군벌이 일어서면서 정치적으로는 혼란스러웠지만, 중국이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져든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그것은 군웅이 천하를 두고 쟁탈하는 시대였고 중국이 새로 태어나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난세를 살았던 각양각색의 인물 군상의 꿈과 좌절, 대결과 협력, 승리와 패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135장의 사진 및 도판 자료와 27개의 전황 지도가 당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미지북스. 1천396쪽. 4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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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지리학자·사상가였던 저자(1830~1905)는 나폴레옹 3세의 폭압적 군주제에 반대해 일어났던 파리 코뮌에 참여했다 탄압을 받게 되자 알프스산이 올려다보이는 스위스 산골짜기에서 망명 생활을 하며 이 책을 집필했다.
자신이 소년기를 보냈던 피레네 산자락부터 프랑스 중부의 고원, 독일, 스페인 북부와 스위스의 산악을 두루 답사한 기억을 되살리며 산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드러낸다.
산의 기원과 물리적 성격, 돌의 결정과 화석, 숲의 생성, 기후 변화, 산짐승의 움직임과 더불어 산을 둘러싼 신화와 숭배, 인류와 마주한 산의 현재 모습까지 지리적 측면과 아울러 산이 인간과 함께 겪어온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다.
1880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오늘날까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언어로 독자들과 만나고 있는 이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와추셋 산행'과 함께 산에 관한 고전으로 자리 매김했으며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와 옥타브 미르보, 제임스 조이스 등 후대의 학자·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파람북. 24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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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출간된 직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른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의 후속편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요일별 테마에 따라 하루 한명의 이야기를 1년 동안 읽을 수 있도록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 365명을 리더, 철학자, 혁신가, 악당, 예술가, 개혁가, 선지자 등으로 분류해 한 페이지씩 분량으로 다뤘다.
이집트 파라오 무덤을 뒤진 고대의 도굴꾼 아멘파누퍼와 조국 스파르타를 배반하고 적국 페르시아와 내통한 파우사니아스부터 뉴욕 마피아 감비노파의 두목 존 고티, 우편물 폭탄 테러범 유나바머, 보스니아 집단학살 주범 라도반 카라지치에 이르기까지 악인들을 별도로 다룬 점이 이채롭다.
또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악녀 이세벨, 고대 그리스 시인 레스보스의 사포, 남편 클라우디우스 황제를 암살한 로마의 아그리피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20세기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와 이사야 벌린, 이스라엘 총리로 아랍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골다 메이어, 미국 작가 수전 손태그 등 여성들도 비교적 많이 등장한다.
위즈덤하우스. 380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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