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억년 전 질량을 모두 합하면 공룡 멸종을 초래한 6천500만년 전 소행성의 수십 배나 되는 엄청난 양의 소행성이 지구와 달에 떨어지는 소행성 소나기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테크 플러스] "8억년 전 지구-달에 소행성 소나기 쏟아졌다"
일본 오사카대 데라다 겐타로 교수팀은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에서 달궤도 탐사선 '가구야'의 관측자료 이용해 달에 있는 대형 소행성 충돌구 59개를 분석한 결과 8개가 동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구야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007년에 발사한 일본의 첫 달 탐사선으로 정식 명칭은 '셀레네'(SELENE : Selenological and Engineering Explorer)다.

가구야는 일본 전래동화 속 달나라 공주의 이름이다.

연구팀은 가구야에 탑재된 지형카메라(TC)를 이용해 직경 20㎞ 이상인 충돌구 59개의 생성 연대를 조사했다.

지구에서는 지표면 침식과 지각활동 등으로 소행성 충돌 흔적을 연구하고 생성연대를 밝혀내는 게 어려워 대안으로 풍화작용과 침식이 거의 없는 달의 충돌구를 택한 것이다.

[사이테크 플러스] "8억년 전 지구-달에 소행성 소나기 쏟아졌다"
이들은 가구야가 촬영한 달 표면의 대형 충돌구들와 충돌 때 튕겨 나간 물질들에 의해 만들어진 주변의 0.1~1㎞ 크기 충돌구 분포 등을 정밀 분석해 소행성 충돌 연대를 추정했다.

그 결과 분석대상 충돌구 59개 가운데 '폭풍의 바다'(Ocean of Storms) 근처에 있는 지름 93㎞의 '코페르니쿠스 크레이터'(Copernicus crater) 등 8개가 약 8억년 전 동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돌 시기는 과거 아폴로 임무 때 코페르니쿠스 크레이터 근처에서 채집해온 유리질 입자 표본을 방사성동위원소 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해 밝혀냈다.

[사이테크 플러스] "8억년 전 지구-달에 소행성 소나기 쏟아졌다"
이 시기는 지구에 극심한 빙하기가 찾아온 크라이오제니아기(Cryogenian period : 약 7억2천만~6억3천500만년 전) 이전이다.

연구진은 지구에도 엄청난 양의 소행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이때 만들어진 충돌구는 풍화·침식과 지각변동 등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다.

연구진은 이 시기에 달과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들의 총 질량이 6천500만년 전 멕시코 인근에 충돌해 칙술루브 충돌구를 남긴 소행성보다 30~60배 정도 큰 40조~50조t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칙술루브 충돌구 소행성은 지름이 10~15㎞로 추정되며 이런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은 1억년에 1번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