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 역사상 태양을 가장 가까이서 포착한 생생한 이미지가 16일 공개됐다.
이 이미지는 지난 2월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SolO)가 지난 5월 30일 비행 궤도상 태양에 가장 가까운 근일점(近日點)을 통과하면서 포착한 것으로, 태양 표면 근처에서 무수히 이뤄지는 작은 태양폭발(solar flares)을 담고 있다.
과학자들은 탐사선의 '극자외선이미저'(EUI)로 잡아낸 작은 태양폭발 현상에 '캠프파이어', '나노 플레어'(nanoflares)라는 이름을 붙였다.
솔라 오비터가 비행한 첫 타원 궤도의 근일점은 태양 표면에서 약 7천700만㎞ 떨어진 곳으로, 금성과 수성 궤도 사이에 있다.
이는 태양과 지구 거리의 절반 정도로, 이보다 가까이서 카메라가 태양 이미지를 포착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발표됐다.

태양 표면 곳곳에서 이뤄지는 이런 작은 폭발은 태양의 가장 바깥 대기인 코로나 온도를 안쪽보다 200~500배 더 뜨겁게 만드는 '코로나가열' 현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솔라 오비터는 발사 이후 3개월여에 걸쳐 시운전을 해왔으며, 지난 5월 말부터 태양 근접비행을 시작하면서 탐사선에 탑재된 10개 과학 장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솔라 오비터는 앞으로 8년간 태양을 타원 궤도로 돌며 비행하게 되는데 내년 말까지는 궤도를 미세 조정하는 데 치중하다가 본격적인 과학탐사 모드로 전환하게 된다.
궁극에는 수성 궤도 안쪽인 4천400만㎞까지 접근하며 인류 최초로 태양 극지를 들여다보게 된다.

태양은 '코로나질량방출'(CME)처럼 갑작스러운 폭발을 통해 고에너지 하전 입자를 대규모로 쏟아내는데 이런 입자가 빠른 속도로 지구에 도착해 자기권을 교란하면 대규모 정전이나 통신 및 GPS 장애 등을 일으키고 우주비행사들의 생명도 위협할 수 있다.
현재로선 태양에 관한 지식이 부족해 이런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솔라 오비터 등의 탐사 결과가 쌓이면 태양 대기층에 관한 이해를 넓혀 대비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