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설'이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여만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재등장 장소로 비료공장을 고른 이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세계 이목이 쏠린 상황이었던 만큼 재등장 장소를 정하는데 상당한 염두를 뒀을 것"이라고 해석이 나온다. 2일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절인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아 준공식 테이프를 직접 끊었다. '김정은 사망설'과 '건강이상설'로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으로 공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대내외에서 '이상설'이 이 제기될 때마다 군부대 방문이나 정치 행사 참석 보다는 오히려 '민생 시찰' 모습을 공개해 역으로 자신의 탄탄한 입지와 리더로서의 모습을 강조하는 방식을 구사해왔다. 대내외의 시선에도 흔들림없이 '민생을 챙긴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미다.순천인비료 공장은 김 위원장이 올해 첫 공개 시찰 장소이기도 하다. 1월3일 미국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는 '참수작전'이 벌어진 후 김 위원장이 외부 활동을 당분간 꺼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불과 4일만에 자신의 현지 지도 모습을 공개했다.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준공식에서 이같은 자신감을 반영하듯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코로나 19 사태 등으로 어려워진 절박함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장기화한 대북제재로 화학비료 수입이 어려운 데다 가축 수가 한정된 탓에 가축 분뇨를 원료로 한 퇴비 공급도 원활하지 않았다.특히 근래 몇 년간 식량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일찌감치 국경을 봉쇄하면서 식량 수급을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비료의 질은 농업 생산량과 직결된다. 김 위원장은 2015년 농업시설을 참관하면서 "농업부문에서 비료는 탄약과 같고 농기계는 무장 장비와 같다"고 말하는 등 경제 부문에서 비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청와대는 사망설이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공개활동을 재개한 것을 두고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한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뜻이었다"고 밝혔다.2일 한 매체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과거에도 김 위원장이 20일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 행보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정부가 파악한 동향과 벗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김정은 사망설'을 제기해 온 측은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앞서 미국 CNN방송은 지난달 21일 '김정은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바 있다. CNN 측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며, 관련해 미국 정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그러나 청와대는 줄곧 "북한에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탈북자 출신으로 4·15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에 당선된 지성호 당선인이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특이 동향이 식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한편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김 위원장이 전날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5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자, 일각에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고 사망설까지 나온 바 있다.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사망설에 휩싸였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 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전날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준공식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고 방송은 전했다.방송은 "주체비료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일어서다'를 강조하는 북한식 표현) 순천인비료공장의 준공식이 전 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 명절인 5월 1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참석하시었다"고 전했다.방송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장에 나오셨고, 몸소 준공테이프를 끊으셨다"고도 했다.김 위원장은 완공된 공장을 돌아보며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이어 "이제는 우리 농업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 고지를 점령하는 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순천인비료공장은 당 정책 절대신봉자들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고 공사 참여자들을 치하했다.이번 준공식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박봉주·김덕훈·박태성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제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한편 탈북자 출신으로 4·15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지성호 당선인은 1일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며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충격에 대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또 이번 총선에서 강남을 지역구에서 당선된 태구민(태영호) 당선인 역시 지난 27일 美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김정은)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혼자 일어설 수도, 제대로 걸을 수도 없다는 점 한 가지는 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반면 청와대는 줄곧 김 위원장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해왔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