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자신의 '범진보 180석' 발언을 미래통합당이 왜곡해 이용하고 있다면서 "통합당이 선전하면 돌 맞아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선거 결과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아니고 통합당의 선전으로 나타나면 저는 돌 맞아 죽게 생겼다"면서 "제가 독박을 쓰게 생겼다. 할 말이 없다"고 했다.이어 '범진보 180석' 발언과 관련해 "보수 쪽에서 악용할 빌미를 준 것이 현명하지 못했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비판한 것을 다 받아들인다"고 했다.그러면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말한 것이었다"면서 "미래통합당이 말을 왜곡해가면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유 이사장은 또 "저를 살려주셔야 한다. 제가 몰매 맞아 죽지 않게 하려면 주변에 정치에 관심 없는 분들, 당 이름도 잘 구분 못 하는 분들을 찾아 투표장으로 모시고 나와서 찍게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통합당 총선 전략에 대해서는 "큰 흐름에서 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최소한의 의석을 달라는 것이 '언더독'(불리한 경쟁자) 전략인데, 정권 심판론을 주장하던 통합당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언더독 전략으로 바꿨다"고 주장했다.이어 "알릴레오(180석) 발언을 근거로 삼아 전환했다. 통합당이 '살려주세요'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걸고, 길바닥에서 절을 한다. 모든 보수 언론이 '정권이 오만하다'며 사설과 칼럼을 도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한편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알릴레오' 방송에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 발언에 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선거 결과의 섣부른 전망을 경계한다"라며 "스스로 더 낮아지며 국민 한 분, 한 분을 더 두려워하겠다"라고 말했다. 자칫 유권자들에게 오만하게 보일 것을 우려한 것이다.▶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 보기https://www.hankyung.com/election2020/candidates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가림막 없는 기표대'를 두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선관위는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도입된 시스템"이라는 입장을 내놨다.황 대표는 총선 당일인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성고등학교 100주년 기념관에 마련된 혜화동 제3투표소를 찾아 투표에 참여했다. 그는 투표 직전 선관위 직원들에게 "기표소에 가림막이 없다"면서 항의했다.이의제기 직후 선관위 측은 가림막을 설치하고 기표소를 대각선 방향으로 돌려 안쪽이 보이지 않도록 조치했다.황 대표는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원래 투표는 비공개 무기명으로 직접 하게 돼 있다"며 "위치에 따라서는 투표 관리 직원들이 어디를 찍는지를 볼 수 있는 상황으로, 이게 정말 비공개 투표라고 할 수 있는지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이어 "관리 직원은 선관위가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만약 저것이 비공개 투표 원칙, 헌법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면 관리 직원뿐만 아니라 선관위 문제"라며 "이것은 정말 심각한 부정선거 의혹이 아닐까. 바로 돌아가서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이 같은 황 대표의 의혹 제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2014년 6·4 지방선거부터 가림막이 없는 신형 기표대를 사용해왔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황 대표가 투표한 혜화동 제3 투표소에도 이러한 신형 기표대가 설치됐다.아울러 "당시 선거인의 인증샷 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제도가 도입됐다"면서 "또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가림막을 올리는 불편함 등도 있어 외국의 사례들을 분석해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실제 선관위는 2014년 2월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가림막 없는 신형 기표대를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다.선관위는 해당 시스템 도입에 앞서 여야 정당들에게 의견을 수렴한 뒤 비밀 투표 침해 방지책으로 앞면과 옆면을 막고, 기표대 간 거리를 둬 측면 방향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선거인이 가림막 설치를 원하는 경우 임시 가림막을 바로 설치할 수 있도록 보완책을 도입했다.▶제21대 국회의원선거 후보 보기https://www.hankyung.com/election2020/candidates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윤석열 검찰총장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일 15일 오전 서초동 자택 인근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20분께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짙은색 트레이닝복 바지에 회색 경량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일행 한 명과 함께 도착해 투표했다. 부인 김건희씨는 동행하지 않았다.윤 총장은 투표소 내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신분 확인을 할 때만 마스크를 벗었다. 윤 총장이 언론에 포착된 건 지난 2월 광주고검·지검을 방문한 이후 2개월 여 만이다. 윤 총장은 투표를 마친 뒤 곧바로 나갔다.이번 선거에 앞서 정치권은 윤 총장을 연이어 연급했다. 범여권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하게 되면 윤 총장을 포함한 진정한 '검찰개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야권은 민주당이 의석을 차지하면 공수처 출범을 막지 못해 윤 총장도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공수처가 설치되면 윤 총장 부부가 수사 대상 1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윤 총장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통합당이 꼭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아울러 이은재 한국경제당 대표은 지난 12일 윤 총장을 자신이 지키겠다며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혈서 퍼포먼스를 했다. 이 대표는 "이은재가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호위무사가 되어 윤석열을 지키겠다"며 준비한 현수막 위로 올라서서 오른손 검지를 깨물어 피를 내고는 '윤석렬 사수'라고 썼다. '윤석렬'은 '윤석열'의 오기다.한편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만 18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명서를 지참해 투표소를 방문하면 된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