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용산점 신선식품 매장 풍경. 사진=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이마트 용산점 신선식품 매장 풍경. 사진=김영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youngwoo@hankyung.com
국내 1위 대형마트 이마트의 올해 2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매장 방문 수요는 줄었지만 생활필수품 사재기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한꺼번에 많이 사는 집중 구매가 대폭 늘어난 덕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 2월 별도 기준 매출이 1조438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했다고 10일 공시했다. 그러나 1~2월 누적 매출은 2조38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2월 누적 총매출은 2조6131억원으로 4.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부 부문별로 할인점 매출이 1조9356억원으로 0.23%를 늘었고,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매출이 26.1% 뛴 4566억원을 기록했다.

'일렉트로마트', '노브랜드' 등 전문점 매출도 두자릿수(1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월 누계 오프라인 기존점포 매출 신장률은 1.4%를 기록했다. 이마트 주유소 등 기타 매출은 1.2% 감소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월 들어 할인점 매출은 9.6% 감소했지만 트레이더스 매출이 20.4% 뛰며 신장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이 2월 들어 본격화되면서 재택근무가 늘고 회식이 감소해 먹거리 수요가 증가했고, 일부 생필품을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식료품(그로서리) 매장을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경쟁력 있는 전문점에 힘을 쏟으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생필품 수요가 늘어난 점도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차재헌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마트가 선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다중이용시설인 대형마트 방문을 기피해 매출이 급감했을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대형마트에서 주로 판매하는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1월 셋째주부터 2월 둘째주까지 감소하다가 2월 셋째주들어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자회사로 SSG닷컴을 둔 이마트에 기회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e커머스 주문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이마트를 모회사로 둔 SSG닷컴의 소싱 경쟁력이 재조명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식품·생필품 카테고리에 소비자 수요가 집중됐는데, 대형마트 중심의 온라인몰이 확실히 강점을 가지고 있는 상품군"이라며 "SSG닷컴의 상품 경쟁력이 소비자에게 부각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 앞서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3호점 'NEO 003'를 완공해 SSG닷컴이 경쟁사 대비 수도권에서는 배송의 정시성을 비교적 잘 지킨 점도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줬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유입된 트래픽의 ‘리텐션(재방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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