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라면)'를 미국에서 컵라면 형태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농심이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라면)'를 미국에서 컵라면 형태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농심이 '짜파구리'를 미국에서 컵라면 형태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는 해당 상품 출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끓인 라면인 '짜파구리'는 아카데미상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통해 인기가 높아졌다. 영화 '기생충'에서 부잣집 박 사장네가 짜파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넣어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는 짜파구리 '인증샷'이 잇따라 올라왔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도 짜파구리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한류'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이기도 했다.

짜파구리의 영화 자막 표현인 'Ram-don(라면과 우동을 합친 표현)' 조리법 검색량도 400% 이상 늘었다. 지난 15일 구글코리아의 검색어 분석 도구인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람돈' 조리법 검색량은 한 주 동안 40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해 농심 측은 미국에서 용기면 형태로 '짜파구리'를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봉지면 문화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용기면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출시 시기와 관련해서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짜파구리' 수요가 급증하며 해당 상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하루평균 짜파게티 매출은 5200만원을 기록했다. 30년간 국내 라면 시장 매출 1위를 지켜온 신라면(3000만원대)를 넘어선 것이다. 너구리 역시 전 주 대비 5배 이상 많이 팔려 1000만원대를 기록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짜파구리의 인기는 뜨거웠다. GS25에 따르면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인 10~11일 이틀 간 짜파게티와 너구리 봉지면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1.1% 증가했다. GS25는 오는 18일까지 짜파구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획상품을 초특가로 한정 판매한다. 기획상품은 한 끼 스테이크 부챗살(150g)과 채끝살(150g), 짜파게티(1입), 너구리(1입)로 구성됐다. 가격은 9900원으로 정상가(2만1650원)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농심 측은 국내에서는 짜파구리를 용기면이든 봉지면이든 어떤 형태로든 출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 자체가 비벼 먹는 재미가 있는 상품인데 굳이 그 재미를 없애서 다시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국내 출시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GS25 등에서 '부챗살 짜파구리' 세트를 판매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조사에서는 할 수 없는 영역이고 유통사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 "5+1 등 할인 행사는 우리가 할 수 있지만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