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뺨친 '기생충 검색' 대역전극
▽ 구글 검색 시상 전날 '1917' 제치고 1위
▽ 전세계 전날까지 3위…미국보다 무관심
▽ 당일 검색 '기생충 100, 조커 16' 6배 추월
▽ 제작비 8위, 상영관 6위 열세에도 '대역전극'
한 감독이 4개의 오스카를 석권한 건 1954년 월트 디즈니 이후 66년 만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한 작품으로 4관왕에 오른 사례는 봉준호 감독이 최초입니다. 디즈니는 각각 다른 작품으로 4개 상을 받았기 때문이죠.
'기생충'에 대한 관심은 시상식이 열리는 2020년 2월 들어 대반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결국 '기생충'은 인종과 언어의 장벽을 깨부수고 아카데미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대반전을 일군 '기생충'의 여정, 뉴스래빗 [팩트알고]에서 데이터로 설명해드립니다.
검색량은 대중의 관심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뉴스래빗은 구글 트렌드에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 9편의 검색량을 수집했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2월 10일까지 총 8개월여를 시계열로 살펴본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어 간 검색량 차이를 상대적으로 제공한다. 비교 대상 키워드 중 가장 검색량이 많았던 지점을 100으로 놓고, 나머지 키워드의 검색량을 0~99 사이 숫자로 환산하는 식이다.
전 세계 검색량과 더불어 미국 내 검색량도 살펴봤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원칙적으로 '미국 시상식'이기 때문이다. 한 해 동안 로스앤젤레스(LA) 지역 영화관에서 최소 7일 연속 상영한 영화에만 수상 자격을 준다.
영화별 검색량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기 위해 각 후보작의 제작비, 영화관 수, 매출, 언어 등 관련 데이터도 수집했다. 영화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Box Office Mojo by IMDbPro'를 활용했다.
오스카 전날 구글트렌드 '1위' 역전
시상식 직전까지도 기생충은 미국 구글에서 최고의 관심을 받진 못했습니다. 검색량이 몇 개월에 걸쳐 점점 올라가긴 했지만, 미국 대중의 기대감이 기생충을 향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9년 10월만 해도 '기생충'의 월 평균 검색량은 2.0에 불과했습니다. 1위 '조커(38.0)' 대비 19분의 1 수준이었죠. 2019년 11~12월에도 경쟁작이 나타날 때마다 한 단계씩 순위에서 밀렸습니다. 11월에는 '아이리시맨'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3위로, 12월에는 '작은 아씨들'과 '1917'이 개봉해 5위까지 내려갔습니다. '기생충'의 월 평균 검색량은 2019년 11월 9.0, 12월 8.0으로 내내 한 자리 수를 넘지 않았습니다.
검색어 'parasite'가 경쟁작 대비 상승세를 탄 건 2020년 1월부터입니다. 오스카 후보에 오르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12월까지 5위였던 기생충은 1월 5일 미국에서 '아이리시맨'을 제치고 4위에 올랐습니다.
2020년 1월 20일엔 작은 아씨들, 조커까지 제치고 후보작 중 검색량 2위에 오릅니다. 이후 1월 말까지는 조커에 이어 3위를 유지했습니다. 이 때까지 검색량 1위는 계속 '1917'이었죠.
시상식 전날인 2020년 2월 9일 12.0으로 '1917'을 근소하게 앞서며 처음으로 1위를 기록하며 대역전했습니다. 시상식 당일인 2020년 2월 10일은 뉴스래빗이 분석한 검색량 데이터 전체 중 가장 많아 100.0으로 측정됐습니다. 검색량이 16.0이던 조커보다 6배 이상 많은 양입니다. 구글 트렌드 계산법에 의하면, 후보작 중 검색량이 가장 많은 2020년 2월 10일 'parasite' 검색어를 100으로 놓았을 때 다른 후보작 키워드를 압도했단 의미입니다.
8위, 6위…관심·투자·인종 모두 열악했다
2위 1917(1억 달러)과 3위 포드 V 페라리(9760만 달러)와는 약 8배, 4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9000만 달러)와는 약 7배 이상 차이 납니다.
2위 1917(3987개), 3위 포드 V 페라리(3746개), 4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3659개), 5위 작은아씨들(3308개) 보다 1000~2000개 가량 적습니다.
미국 내 대중의 관심도, 투자와 성과마저도 부족했던 기생충이기에 아카데미 4관왕이 더 놀라운 '반전 드라마'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생충' 전날까지 3위…미국보다 무관심
'기생충' 전 세계 검색량 상승은 미국보다 더뎠습니다. 미국 내에서 시상식 전날부터 '1917'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과 달리, 전 세계 검색량은 2020년 2월 9일까지 3위였죠. 시상식 당일인 2020년 2월 10일이 되어서야 경쟁작 '조커'(24.0)보다 4배 많은 검색량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습니다. 이 날 'parasite'의 검색량이 수집한 데이터 중 가장 많아, 100.0으로 설정됐죠.
대중의 관심을 전 세계로 넓혀서 보면, '기생충'의 수상은 더욱 놀라운 결과인 셈입니다.
"미국을 파괴한다" 차별 직면하기도
이러한 환경에서 아시아 최초 각본상과 비영어권 최초 작품상을 수상해서였는지, 기생충은 수상 당일까지도 차별과 싸워야 했습니다.
미국 방송인 존 밀러는 봉 감독이 각본상을 수상한 데 대해 "이런 사람들이 미국을 파괴한다"고 말하며 논란을 키우기도 했죠.
불가능한 꿈을 실현했다
하지만 규모와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백인 감독이나 영어로 된 작품에게 오스카가 주로 돌아갈 때마다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백인 중심의 미국 시상식에서 한국인이 하룻밤에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간 것은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어려운 환경을 이겨냈기 때문에 '기생충'의 활약이 더 대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생충이 보여줬던 가능성처럼, 어떤 조건 속에서도 더 많은 한국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길 뉴스래빗이 희망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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